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원제 The sense of an ending)

줄리언 반스 장편소설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작가 줄리언 반스의 신간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먼저 읽고 이 작가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상태에서 며칠 전 [TV 책을 보다] 방송을 통해 먼저 접하고 드디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연관검색어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해석"이 나올 정도로 반전의 묘미가 제대로인 심리스릴러 장르인데

방송을 통해 반전을 알면서도 '도대체 언제? 어떻게 결말이 나온다는거야~' 하며 내내 궁금해하다가 급기야 '방송으로 반전 해석 듣지 못했으면 몇날며칠 내가 생각한 그 결론이 맞는건지 긴가민가 할 뻔 했겠다'는 생각뿐이더군요. 명백한 결말을 문장으로 내뱉는게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한번 더 기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는 세 커플이 나옵니다. 그 중 한 커플은 반전과 관련되어 있고요. 소설의 화자 토니, 고등학교 친구 에이드리언, 토니와 에이드리언 모두와 사귀었던 베로니카. 그리고 베로니카의 엄마 사라. 네 명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통해 토니의 기억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는 법이다. 』 - p11

 

이 책의 목차는 1, 2부로 나뉘어있는데 1부에서는 과거의 회상을, 2부에서는 현재 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은 얼마나 사실과 정확한 것일까요. 이것을 '역사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입해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는 인용을 써가며 기억과 시간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파트리크 라그랑주'라는 프랑스인의 말을 인용한 부분은 [TV 책을 보다] 방송을 통해 이 책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도 얻게 되었었답니다. 파트리크 라그랑주 라는 인물은 작가 줄리언 반스가 자기 이름을 불어 이름으로 바꾼 허구의 인물이었네요.



 

사실에 근거해 기억나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나머지는 인상과 반토막 난 기억들, 주로 내 편에만 편중된 기억들 뿐이라고 소설에서는 말합니다. 당시에 일어난 일을 내 입장에서 해석한 것을 기억해 떠올리는 것일 뿐이라는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몇몇 기억들은 사실에 근접했다고 확신하기도 하는데 최소한 그런 일들이 남긴 인상에 대해서만은 정직해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해서일겁니다.



 

토니의 기억은 얼마나 정확했던 것일까... 베로니카의 손에 들어간 에이드리언의 일기장과 토니가 그 당시 썼던 편지내용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베로니카가 이 소설에서 줄곧 이야기한 "좀처럼 이해를 못하네?",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이 말이 독자에게 던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더군요.

 

기억이 우리의 뒤통수를 칠지도 모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 40년간 억눌려 있었던 기억을 떠올렸건만 그 기억조차 진실은 아니었다는 것. 그가 내뱉었는지조차 잊고 있었던 말들이 어떤 파급효과를 일으키게 되었는지... 소설의 결말 부분을 보면 경악하게 될 겁니다.


 

줄리언 반스 작가의 책 두 권을 읽으니 그 특유의 시크한 느낌이 드는 문체가 저는 마음에 쏙 드네요.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맛이 나는데다가 경장편 분량이지만 짧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하는 탄탄한 흐름때문에 60대 나이인 줄리언 반스 작가의 다음 작품이 또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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