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멈추는 시간 -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 때, 나를 위로하는 성서
이나미 지음 / 민음인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경이나 불경처럼 종교 경전이 마음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절감해 종교와 심리학을 연결시켜 보고 싶었다는 이나미 저자님의 책 《슬픔이 멈추는 시간은 성경을 기본 텍스트로 하고 있지만, 성경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주석서는 아닙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는 심리학적 해석이 성경의 본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고 하며, 심리학 용어를 사용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심리학적 접근으로 봐달라고 합니다.

 

 

고민이 생기면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불교신자들은 불경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어떤 곳을 읽어야 하는지 난감해합니다. 그럴 때 성경의 어디를 봐야 할지 알려주는 가이드북처럼 읽어도 좋은 책이예요. 깊은 슬픔으로 마음이 무너질 때, 가족 때문에 상처가 깊을 때, 분노와 미움으로 마음이 병들어갈 때, 회의와 허무의 순간, 영혼이 허깨비처럼 텅 빈 상태로 자책감에 허우적거릴 때.... 약으로도 상처를 다루기 힘든 것이 정신건강일 겁니다. 고통을 삭히고 극복하도록 도와주려는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진짜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에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열심히 믿으면 내 가족이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고통을 내린다는 기복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고통은 우리를 더 깊고 성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종교의 소중하고 가치있는 가르침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진짜 건강한 종교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 인간에게 고통스러운 경험은 타인과 진실한 사랑과 공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격을 갖추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 p36

 

 

『 흔히 결자해지라며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이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길 바라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만약 그런 치유력이 있는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 애단초 내게 그런 상처를 줄 리 만무하다. 내 상처는 내가 고치는 것이다. 남에게 내 인생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느니, 차라리 시간이 흘러 뇌세포의 주름이 없어져서 분노의 강도가 약해지길 바라는 것이 어쩌면 더 현실적이다. 배신에 대한 증오심을 놓는 까닭은 상대방이 좋고 용서를 통해 행복을 보장받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쓸데없는 증오와 후회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 - p184

 

저자는 또한 어떠한 신앙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선과 악, 옳고 그름의 문제 등을 제기하며 종교가 오히려 사람을 더 잔인하게 만드는 배타적인 충성과 잘못된 집착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표지 분위기가 눈에 익다 싶었더니 얼마전에 읽었던 책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책에 이어 감정시리즈로 쭉 나오나봅니다. 다양한 사례를 스토리텔링 기법의 성경 이야기와 접목해 풀어내고 있어 기독교신자가 아닌 저도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온갖 비유를 담고 있는 인류의 고전인 성경과 함께 한 《슬픔이 멈추는 시간을 통해 심리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