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소년 클라랑스 샘터어린이문고 34
상드린 보니니 글.그림, 정혜용 옮김 / 샘터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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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물리, 생물, 지리... 갖가지 모습의 과학을 좋아하는 대단한 꿈쟁이 아홉 살 소년 클라랑스. 

우주 태양계의 원리를 본떠 각각의 행성들에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서 <태양계 시스템 2호>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행성은 주변 사람들의 특징에 걸맞은 물건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아빠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못으로 아빠 행성을 표현하고, 동생이 가장 좋아하는 레고 블록 중에 한 개를 동생 행성으로 표현하는 식으로. 그중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은 앞집에 사는 시빌이라는 여자아이의 행성이다. 클라랑스는 시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떠올려 보고 다양한 요소들을 서로 관련지어 보기도 한다.

 

그런데 클라랑스는 왜 자기만의 태양계 시스템을 만들고 있을까?

그 이유가 기상천외하다. 이 세상은 실제 태양계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추측해내고 기후와 같은 변화를 알 수 있듯 일단 클라랑스의 작품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아무리 비밀스러운 사람일지라도 그에 대한 이해와 예측이 가능해질 거라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의 시스템이 작동함으로써 주변 인물들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거란 의미이다.

 

하지만 단 한 명의 행성. 시빌을 이 시스템에 통합시켜줄 만한 물건을 찾는 데 힘이 많이 든다. 새침데기 같은 시빌에게 말 걸기조차 어려워하는 클라랑스의 모습은 친구 간의 관계를 (그것도 자신과 성별이 다른) 어려워하는 고만고만한 나이대 아이의 심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9살 아이들의 관계지만 아이들의 세상은 어른세상에 비해 덜떨어지거나 부족한 것은 없다. 아이들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씨익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온갖 위험을 무릅쓰며 시빌의 물건까지 구해 시스템을 완성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변화도 없고 뭔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은 클라랑스.  바로 클라랑스 자신을 상징하는 물체는 고르지 않았다는 것. 주변관계만 있고 중심이 빠져있었다니~ 그제야 자신의 소중한 물체를 합체하는데...

 

 

이쯤 되면 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걸 뻔~히 짐작하는 우리로서는 결말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지만, 결과가 정말 아~! 하며 놀라운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는 것 정도로. ^^

 

이 책은 주제 자체도 독특했지만, 흔히 보던 우리나라나 영미 책이 아닌 프랑스 저자의 책이어서 그런지 문장이 확실히 독특한 면이 있어 읽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부드러운 물감 색채와 검은 선의 간결한 조화의 무미건조하지 않은 삽화 느낌도 좋았고, 뭣보다 클라랑스와 아빠의 대화를 보면 아이의 자존감을 확실히 단단하게 해주는 장면들이 있는데 부모입장에서 느낄만한 부분들이 많았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한 단계 올리며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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