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라는 세계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베인 지음, 오수원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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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초·중·고 12년과 대학 4년, 다양한 시험과 스펙 쌓기로 점철된 우리의 학습 여정은 진정한 의미의 배움으로 이어졌을까요?


EBS 다큐멘터리 <최고의 교수>에 출연해 화제가 된, 세계 최고의 교수법 전문가이자 세계적 석학들이 인정한 멘토 켄 베인의 <공부라는 세계>. 베스트셀러 <최고의 공부>가 12년만에 <공부라는 세계>로 다시 우리 앞에 선보입니다. 재출간 기념으로 저자의 한국어판 단독 서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우수도서로 선정된 이 인문학 책은 전통적인 공부와 배움의 틀을 재해석해 공부란 무엇이며,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성적, 학벌, 합격이라는 스펙이 아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지 탐구합니다. 무려 30년간의 연구와 10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집대성한 책입니다.





켄 베인은 학습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째, 전략적 학습자는 시험에 나올 만한 것만 암기하고 높은 성적을 목표로 합니다. 둘째, 피상적 학습자는 실패를 두려워해 최소한의 목표만 달성하려는 유형입니다. 마지막으로, 심층적 학습자는 배움을 통해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설계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성취를 이룹니다.


4세 고시, 7세 고시가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전략적 학습자 스타일이 대부분일 겁니다. 저 역시 전략적 학습자로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이 책은 스스로의 학습 태도를 성찰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게 합니다.


저자는 유형의 차이를 '배움에 대한 태도'에서 찾습니다. 전략적 학습자는 효율적이지만 배움의 진정한 의미를 놓칠 가능성이 큽니다. 피상적 학습자는 단순히 과제를 마치기 위해 얕고 넓게 학습하는 경향이 있어 내용의 맥락과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결과물만을 추구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심층적 학습자는 능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발전 가능하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난제를 즐깁니다. 배움 자체를 즐기고,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찾는 유형입니다. 장기적으로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발전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배움은 단순히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본질적 요소로 자리 잡습니다.


저자는 100여 명의 심층적 학습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움의 본질을 탐구했습니다. 한국인 아버지를 둔 일라이자의 사례가 특히 공감됩니다. 원래는 전략적 학습자의 전형이었거든요. 고등학생 시절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지만, 대학 진학 후 언니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공부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일라이자는 전략적 학습에서 벗어나 모든 배움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더 많은 공감과 자기 연민 능력을 키우는 심층적 학습자가 됩니다.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에 관한 연구의 선구자가 됩니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더들리 허슈바크,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프로테스,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 등의 사례도 저마다 어떻게 배움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저자는 단순히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짚어줍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자신만의 통찰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부라는 세계>는 우리의 사고를 오염시키는 다양한 또 다른 생각들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배움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짚어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창의성을 억누르고 있는 겁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실패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창의적 사고와 실패가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가져왔는지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배움의 과정을 방해하는 잘못된 자존감 개념을 바로잡고, 진정한 의미의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인간은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의 동물'이다. 배움은 내면 깊이 각인된 습관적 정신 상태를 벗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하며 계속해서 무언가를 세우고 또 세우고, 질문을 던지고, 고군분투하며 길을 모색해야 한다." - 책 속에서





켄 베인 교수는 공부가 단순히 학습을 넘어 삶의 태도와 직결된다고 말합니다. 최고의 공부법에 관한 조언, 최고의 배움을 얻는 독서법 등을 통해 배움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아닌,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심층적 배움이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심층적 학습자들이 더 많이 나타날 때, 우리 교육과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걸 이제는 이해합니다.


<공부라는 세계>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다룬 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공부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되묻는 시간입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스펙 경쟁에 지친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설계하는데 이 책이 좋은 영감을 안겨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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