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 - 공학 박사가 들려주는 한강 다리의 놀라운 기술과 역사
윤세윤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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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울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거대한 물줄기, 한강. 그저 그곳에 있었기에 한강과 한강 다리의 특별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폭 1km가 넘는 거대한 강이 도시 한복판을 관통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스강과 비교하면 한강의 규모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강 위에는 2025년 1월 개통한 고덕토평대교까지 합쳐 총 33개의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윤세윤 공학박사의 <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에서는 한강과 서울에 중요한 역사적, 공학적 의미가 특별한 다리 8개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한강 다리의 공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고, 한강 다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한강이 서울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해왔는지 살펴봅니다.





<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는 양화대교부터 올림픽대교까지 8개의 다리를 한강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다리마다 역사와 기술적 특징을 살펴보는데, 단순한 교량 이야기가 아닌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한강이 어떻게 서울로 흘러들어 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지 물줄기를 살펴보는 시간도 흥미롭습니다. 서울만의 한강이 아니었습니다. 강원도, 충청북도, 경기도를 아우르며 광활한 지역을 관통하는 무려 514km에 달하는 물줄기인 겁니다.


서울 서부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양화대교. 저는 자이언티의 노래로만 알고 있던 양화대교입니다. 이 교량은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한강 다리라고 합니다. 한국의 토목공학 발전의 상징적인 교량인 겁니다.


원효대교는 한강 다리들 중에서도 특히 미적 면에서 주목받는 다리입니다. 영화 <괴물>에서 괴물이 숨었던 곳이죠. 단순함 속에 숨겨진 수려함을 가진 원효대교는 콘크리트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합니다.





한강철교는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교량입니다. 한강에 건설된 최초의 근대식 다리로, 1900년 7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이 다리는 한반도에 철도를 놓기 위한 일본과 미국의 경쟁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러다 6·25전쟁 당시 폭파되었다가 복구되는 등 사회 격변기마다 변화를 함께한 상징적인 다리입니다. 에펠탑과 유사한 트러스 구조로 교체 복구 후 1969년에 개통되었습니다. 당시의 기술적 도전과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포대교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반포대교와 그 하층부인 잠수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2층 교량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하층부인 잠수교는 군사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문화행사가 되었습니다.


각 다리별로 주변 답사 포인트도 소개하고 있어 실제 한강을 찾아가는 여행 가이드로도 손색없습니다. 양화진과 절두산의 순교자박물관, 사육신역사공원, 반포한강공원, 서울숲공원의 위령비 등 다리 주변의 역사적, 문화적 장소들을 방문하며 한강 답사의 깊이를 더해보세요.





한강 다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성수대교 붕괴 사고입니다. 1994년 붕괴 사고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다리입니다. 저자는 교량 유지 관리 부재를 지적하며,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일깨웁니다.


그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는, 서울의 교통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강대교, 강남 개발의 촉매제 역할과 현대 서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한남대교, 다양한 구조적 혁신을 보여주는 올림픽대교까지 서울의 심장, 한강 다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각 교량의 역사적 배경과 기술적 발전 과정을 통해, 서울이 어떻게 현대적인 대도시로 성장했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다리의 미적 가치와 실용성을 알게 됩니다.


왜 그 다리가 유독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시원시원하게 느껴지는지 다리의 구조나 기술적 특성을 알게 되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거기에 역사적 스토리까지 듣고 나니 무심코 지나쳤던 한강 다리들의 가치와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토목공학자 윤세윤 박사의 <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는 한강 다리들이 서울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한강을 바라볼 때, 그 위에 놓인 다리들이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시민의 일상과 기억, 역사의 상징이라는 것을 일깨웁니다.


한강을 따라 걸으며 느끼는 바람과 함께, 그 위에 놓인 다리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윤세윤 박사의 스토리텔링으로 한강 다리 전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벽돌책도 나오면 좋겠다 싶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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