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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 상처받는 관계에 지친 당신을 위한 애착 수업
미셸 스킨 지음, 이규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임상 심리학 박사이자 심리 치료사로 활동 중인 미셸 스킨의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불안정 애착에서 비롯된 관계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연애 실패를 반복하는 이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만한 주제입니다. 왜 연인과의 사소한 갈등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지, 왜 문자 답장이 늦으면 불안해하는지, 왜 거절에 극도로 민감해지는지. 이번에는 다르리라 믿었던 관계가 또다시 같은 패턴으로 무너지는 이유를 알게 될 겁니다.
이 책은 불안정 애착에서 비롯된 '핵심신념'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우리가 관계에서 반복하는 부정적 패턴을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는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먼저 건강한 연애가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꿈처럼 느껴지는지 공감하며 시작합니다. 우리 연애의 숨은 방해꾼, 핵심신념. 자신, 타인, 환경에 대해 마음속 깊이 확신하는 진리로, 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핵심 신념이 문제 이해의 열쇠입니다.
우리가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의 많은 부분은 핵심신념이 현재의 상황을 왜곡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를 '스노우볼' 효과로 설명합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가 담긴 스노우볼을 상상해 보자.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나쁜 경험들이 시간 속에 얼어붙어 있다. 핵심신념이 촉발되면, 마치 스노우볼을 흔드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갑자기 당신의 이야기, 즉 과거의 장면이 활성화되고 살아난다." - p73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다섯 가지 핵심신념을 소개합니다. 버림받음, 불신과 학대, 정서적 결핍, 결함, 실패. 이 각각의 신념이 우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합니다.
"양육자에 대한 아이의 애착이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와 스트레스 대처방식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안정애착이 형성된 아이들은 사고가 유연해서 불안정애착(회피애착과 양가애착)이 형성된 아이들보다 충동과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 p33
자가검사를 통해 자신의 핵심신념을 파악하고, 그것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각 핵심신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 예시로 짚어주고 있어, 자신의 패턴을 더 쉽게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버림받음 “결국 나는 버려질 거야.”
불신과 학대 “사람들은 결국 내게 상처를 줄 거야.”
정서적 결핍 “아무도 내 감정을 제대로 이해해 주지 않을 거야.”
결함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실패 “나는 연애에서도, 삶에서도 성공할 수 없어.”
이야기 속에 갇히게 되면, 뿌리 깊은 두려움의 반응이 지배하면서 현재와 단절되고 과거 경험에 따라 반응하게 된다. 두려움 속에서 살면 끊임없이 투쟁, 도피, 경직, 강요의 생존 방식으로 사느라 지치게 된다.
저자는 핵심신념이 촉발될 때 나타나는 '생각-감정-행동' 패턴을 설명하며, 이 패턴이 어떻게 우리의 관계에 해를 끼치는지 보여줍니다. 우리가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 얼마나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지, 그것이 결국 우리를 얼마나 지치게 만드는지를 짚어냅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한 첫 단계로 '마음챙김'과 '현재에 머무르기'를 제안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말합니다.
대신 수용전념치료(ACT)의 개념을 바탕으로, 고통스러운 감정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칩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것이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관찰하는 겁니다. 감정적으로 격해질 때 자신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기자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자신을 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법입니다.
자기자비는 자신을 비난하고 질책하는 대신 자신을 이해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의미입니다. 『자아도취적 이기주의자 대응심리학』의 저자 웬디 비하리는 자신을 더 부드럽게 대해야 할 때 어린 시절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바라보라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싸우고 발버둥 쳐봤자 헛수고라는 일침도 인상 깊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이기려 하는 것이 아니라(세상에나! 대부분 이렇게 해오지 않았던가요), 생각을 '관찰'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마음(mind)을 상대로 줄다리기할 때 줄을 놓아버리는 것처럼, 생각과의 싸움을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자유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입니다.
저자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예로 들며 이 개념을 명확히 설명합니다. "둘 사이의 나쁜 기억을 지우는 과정을 거치지만, 그러려면 그들이 함께 보낸 모든 기억도 지워야만 한다."면서 우리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려고 할 때 잃게 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감정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없듯이, 우리 경험의 일부를 거부하면 그것과 연결된 모든 것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이죠.
후반부에서 저자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의사소통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자기노출'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어떻게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자기의 숨겨진 부분을 더 많이 표현할수록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자기에 대해 그동안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서만 맴돌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이를 공유하고 말하는 것을 스스로 들으며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 p216
자기노출이 상대방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공유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이는 자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으로 관계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안내서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 자기이해, 마음챙김, 자기자비, 효과적인 의사소통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반복되는 부정적 패턴에서 벗어나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 개념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유용했습니다. 자가검사, 관계 경험 일지, 행동 패턴 분석 등을 통해 자신의 관계 문제를 직접 탐색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진리!
건강한 사랑을 위한 심리 가이드를 만나보세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관계를 망치고 있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새로운 시작을 선물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