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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 릴케 수채화 시집 ㅣ 수채화 시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한스-위르겐 가우데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30/pimg_7960121634586633.jpg)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릴케 수채화 시집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는 릴케의 자연을 노래하는 시들과 한스-위르겐 가우데크의 섬세한 수채화가 만나 탄생한 특별한 예술적 대화입니다. 시와 그림이 서로를 비추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시집입니다.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시를 쓴 20세기 초 유럽 문학의 대표적인 시인입니다. 자연을 단순히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을 넘어, 자연을 통해 인간과 세계의 본질적 관계를 탐구한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시는 형이상학적이고 초월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시집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에서는 릴케의 자연을 다룬 시들을 중심으로 그의 독특한 시적 세계를 탐미할 수 있습니다.
표제작이 된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시에서 정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성장과 변화, 존재의 은유적 풍경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이 자연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합니다.
릴케는 자신을 정원에 투영하면서 존재의 섬세한 내밀함을 포착합니다. 샘물가에서 피어나는 '수많은 꿈'은 생명력과 잠재성의 상징이며, 개별적이면서도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존재들의 은유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30/pimg_7960121634586634.jpg)
릴케는 정원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며 꽃들 위로 '나의 말이 나무 우듬지처럼 살랑'이기를 바랍니다. 지배나 통제가 아닌, 섬세하고 조화로운 공존의 욕망을 보여줍니다.
릴케는 자연을 통해 인간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그의 시가 쉽게 읽히는 건 아니었지만, 곱씹고 곱씹다보면 그가 암시하는 메시지를 어렴풋이 느끼게 됩니다. 단순히 자연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는 문장도 내면의 변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며 삶의 사색을 이끌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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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위르겐 가우데크는 릴케의 시에 영감을 받아 수채화를 통해 시적인 정서를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물감이 종이에 퍼져 나가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변화는 릴케의 시적 감성을 더욱 극대화합니다.
자연, 계절 그리고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릴케의 시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그리는 가우데크의 수채화의 시적 해석이 조화를 이룹니다.
예술적 대화, 존재에 대한 명상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깊은 연결을 탐구하는 여정을 담은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릴케의 독특한 시적 기법이 돋보이는 시를 마주하게 됩니다.
릴케는 한 송이 꽃을 보면서 그저 꽃이 아니라 '존재함'의 의미를 읽어냅니다. 마치 작은 사물 속에 우주의 비밀이 숨겨진 것처럼 깊이 있게 바라봅니다. 문학과 시각예술의 경이로운 융합을 보여주는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