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 괴테 수채화 시집 수채화 시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한스-위르겐 가우데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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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소설가로서의 괴테만 알고 있던 제게 괴테의 시집은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받은 시간이었습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 문학의 거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시인으로서의 감성과 깊이도 대단했습니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는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조화롭게 그려낸 예술가이자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괴테의 시에 한스-위르겐 가우데크의 수채화 그림을 얹어 장면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입니다.





꽃을 소재로 한 시 몇 편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들장미》 시에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들장미를 꺾으려는 소년과 "너를 찌를 거야." 하며 꺾이고 싶지 않은 들장미의 시선을, 《발견》 시에서는 "꺾으면 시들 텐데 꼭 그래야겠나요?"라는 들꽃의 말에 뿌리째 모두 파서 집 뜰로 가져와 다시 심은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 외에도 꺾은 들꽃을 집으로 가져와 화병에 꽂아둔 모습을 그려낸 시도 몇 편 있는데 꽤 재미있습니다. 자연을 감상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자연과 공존할지 아니면 그것을 파괴할지를 결정하는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엿보게 됩니다.


괴테의 시에서는 사랑이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괴테는 자연의 변화를 통해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설렘과 희망, 쓸쓸함과 이별이라는 감정을 계절적 변화를 통해 감정을 담아냅니다.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감정의 은유로 승화시키며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꽃, 바다, 하늘과 같은 자연의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괴테는 실제로 수채화를 배워 미술적 감각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를 단순히 텍스트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이미지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느끼도록 하는 서정시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괴테의 대표 시집으로 알려진 《서동시집》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융합을 시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동양적 사유와 미학을 자신의 문학적 세계관에 녹여내며, 서로 다른 문명이 어떻게 대화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유고에 있던 초안에 실린 시가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에 소개되었는데요. 괴테 자신이 동양 문화를 탐구하며 느낀 깨달음과 실천을 반영한 선언적 마무리가 흥미롭습니다. 동서양의 융합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지적, 감정적, 실천적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구름 모양을 관찰한 시도 재미있습니다. 자연과 우주의 섬세한 조화를 철학과 예술의 융합으로 이뤄냅니다. 괴테는 평소 과학적 관심이 높았다고 합니다. 특히 괴테의 '색채 이론'은 색과 빛, 그림자의 상징성을 활용해 독특한 감각적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각적 표현이 괴테의 시를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듭니다.


단지 언어로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와 인간의 내면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낸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괴테의 시와 한스-위르겐 가우데크의 수채화는 각각의 독립적인 예술로서 빛을 발하지만, 이 둘의 결합은 더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한 폭의 수채화로 괴테의 시를 만나보세요. 감정의 풍경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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