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무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하여
김민섭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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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김민섭 작가 신작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는 현대사회의 무례와 냉혹함 속에서 '다정함'이라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따뜻한 제안입니다.


편법으로 강사를 해고하는 대학, MZ세대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되는 청년들, 암호화폐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 등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은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직시하면서도 결코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그가 제안하는 다정함은 단순히 온정적인 감정이 아닌, 치열하고 실질적인 태도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숙박권을 태풍으로 취소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다른 부부에게 양도합니다. 이후 숙박 앱 측에서 취소를 도와주겠다는 연락이 오지만, 그는 "그분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한 보상이었다"라고 답합니다.


유퀴즈에서도 소개되어 화제가 된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는 지금 생각해도 참 놀랍습니다. 여권 영문 이름이 같은 93년생 김민섭 씨에게 후쿠오카 티켓을 양보한 사건은 선한 연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 93년생 김민섭 씨를 후쿠오카에 보내기 위해 278명이 254만 원을 모금하며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내기도 했거든요. 


이러한 사례들은 '작은 다정함'이 어떻게 기적을 낳고, 그 기적이 다시 사회로 확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김민섭 작가는 다정함이 단순히 인간적인 덕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지능이라고 말합니다. 각자도생의 논리가 심화되고 인공지능이 노동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다정함입니다.


비합리적인 다정함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입니다. 다정해야 서로를 돕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정함은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자리 잡습니다.


꿈을 강요하는 세상에 던지는 질문도 날카롭습니다. 저자는 강연에서 종종 학생들에게 "어떤 꿈을 꾸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는 현실에서 꿈을 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꿈을 강요받는 아이들의 부담에 대해 고민합니다. 학원과 입시로 내몰리는 학생들, 형편이 어려워 노동에 내몰리는 청소년들이 꿈을 꾸기 어려운 현실을 만들어놓고, 다시 꿈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합니다. 


다양성과 개성을 무시하고 특정 연령층을 MZ세대라는 하나의 틀로 묶는 것 역시 기성세대의 폭력적인 시선임을 지적합니다. 그는 아이들이 현재에 충실하며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다정함의 실천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개인의 선행과 다정함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원주여고 학생들과의 프로젝트도 그렇습니다. 작가는 학생들과 함께 '착한 딸, 어진 어머니'라는 교훈을 바꾸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회적 성찰과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 이후 김민섭의 리본 모양 서명 이야기는 일상 속에서 참사의 기억을 잊지 않고 공유하는 그의 노력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가 놓쳐버린 다정함의 복원을 바라는 김민섭 작가. 다정함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하는 세상을 왜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소소한 일상 속 다정함을 생생하게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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