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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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케이티 켈러허의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며, 이를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소비주의와 얽혀 어두운 흔적을 남겼는지 탐구하는 매혹적인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소비주의 사회가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상품화를 낱낱이 해부합니다. 여기서 다룬 물건들은 거울, 난초, 향수, 실크, 보석, 도자기 등 누구에게나 익숙하면서 일상적인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이 물건들이 태어난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아름다움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는 것을 넘어,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비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모순과 이를 넘어서야 할 인간의 본질적 질문들을 다룹니다.


거울은 인간의 욕망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13세기에서 14세기에 이르기까지 거울 제작의 핵심인 수은은 수많은 장인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프랑스 왕실과 베네치아는 거울 제조 비법을 독점하려고 끔찍한 음모와 살인을 벌였다고 합니다.


난초는 19세기 서구에서 여성의 유순함, 수동성을 상징하며 유행했습니다. 게다가 제국주의적 사고와 연결되어 식민지에서 희귀한 난초를 채집하고 길들여 비서구권에 대한 지배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꽃잎 속 숨겨진 욕망과 권력은 결국 인간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다이아몬드는 광고의 힘으로 ‘영원’과 ‘가치’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영원성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착취적 생산 방식을 통해, 광고로 미화된 다이아몬드의 어두운 역사를 들려줍니다.


조개껍데기는 한때 화폐로 사용되었는데, 노예무역과 깊이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왕족과 귀족의 보석으로 사랑받은 반짝이는 진주 목걸이 뒤에 감춰진 고통스러운 진실은, 지금도 우리가 소비하는 많은 사치품과 닮아 있습니다.


납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은 수 세기 동안 여성들의 건강을 파괴해 왔습니다. 오늘날에도 화학물질의 위험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화장품은 아름다움의 도구인 동시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있습니다.


고래의 향낭, 사향고양이의 분비물 등은 오래도록 고급 향수의 핵심 성분이었습니다. 동물 착취의 역사는 인간의 금기된 욕망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대가는 동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순백의 도자기는 서구 엘리트들의 순수성과 권위를 나타내는 도구가 되었으며, 파시즘 및 백인우월주의와도 연결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얇고 깨지기 쉬운 도자기는 인간 욕망의 섬세함과 이중성을 은유적으로 상징합니다.





대리석 산업의 이면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대리석은 다양한 문명의 위대한 유산으로 남았지만, 그 제작 과정에서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폐 질환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아름다움은 때로 억압의 도구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교차로에서 소비주의를 고발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우리가 무엇을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지 일깨웁니다. 우리가 구매하는 모든 것에 어떤 대가가 숨겨져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소비는 욕망을 만족시키는 걸까요, 아니면 결핍을 채우는 걸까요. 미적 가치와 윤리적 소비 사이의 딜레마를 짚어준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소비 사회의 어두운 현실 속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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