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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태영 지음 / 담다 / 2024년 7월
평점 :
이민자, 여성, 조선족이라는 다중적 정체성 속에서 한국에서 새 삶을 개척한 이야기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자전적 에세이를 넘어, 자신을 사랑하고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생생한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김태영 작가는 2003년 한국으로 이주하며 삶의 크고 작은 역경 속에서 자존감과 용기를 어떻게 지키고 찾아왔는지 풀어냅니다. 한국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방인으로서의 고독과 이를 극복하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엄마 혼자 삼 남매를 키우면서 김태영 작가는 이른 나이에 자립해야 했습니다. 학업을 포기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안, 자신의 자아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한국으로의 이주는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도전의 순간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종종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인생의 변곡점이 생기고, 그때가 바로 성장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작가의 에피소드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20대 초반, 또래들이 대학 생활을 즐기고 꿈을 펼쳐 나갈 때 김태영 작가는 아이를 키우며 노동자로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 느꼈던 자격지심과 불행은 비교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인생의 속도는 각자 다르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비교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는 인생의 중요한 메시지를 작가가 깨닫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한국에서 조선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문화적 충돌 그 이상의 도전이었습니다. 밖에서는 중국말 하지 말라고.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오빠들의 경고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차별과 편견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국경을 넘어선 정체성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책 곳곳에 있습니다.
김태영 작가는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했습니다. 자동차 사이드미러 조립원, 섬유회사 원단 검사원, 공연단 행정업무 담당자 등 여러 직업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는 여정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40대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실패와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수해도 괜찮다며, 세상 무너질 일 아니라는 위로의 말을 던질 줄 아는 저자의 여정이 인상 깊습니다.
이 책의 키워드는 ‘나다움’입니다. 나를 미워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게 되는 여정에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는 법을 배웁니다.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지만, 그 모든 경험들을 어떤 마인드로 품었길래 결국 그를 더 강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더불어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는 실천적 태도를 보여주는 성장 에세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