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중독 - 실패 혐오 시대의 마음
롤란드 파울센 지음, 배명자 옮김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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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가 우리의 뇌를 어떻게 ‘만약에’의 미로로 몰아넣었는지를 탐구하는 사회학 박사 롤란드 파울센의 책 <걱정 중독>. 불안, 걱정이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밝힙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힌 삶을 사는 현대인. 오늘날 신체 질병을 제치고 가장 많이 겪는 건강 문제 1위는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걱정은 단순한 일상적인 감정 이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보 과부하 시대에 살고 있고,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끊임없는 비교와 불확실성을 제공합니다.


이는 두뇌가 끊임없이 '만약에'라는 시나리오를 그리게 만듭니다. 걱정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현대 사회는 이를 과장시키고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에 대한 혐오가 왜 현대인의 초상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다루는 <걱정 중독>. 생각에 갇힌 인물들의 사례가 소개됩니다. 걱정거리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다니엘은 “내가 만약 소아성애자라면, 어떡하지?”라는 강박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욕망을 억누르는 과잉 도덕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과잉 도덕성처럼 한 번의 실수로도 나락에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역사적 관점에서 내면의 비판자, 끝없는 자기 의심은 최근에 생긴 현상이라고 합니다.


정신적 고통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지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저자는 우리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회적 맥락과 깊이 결부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라납니다. 학교에서는 높은 성적을 요구하고, 직장에서는 완벽한 성과를 기대합니다. 실패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적립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됩니다.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 등은 단순히 개인의 약점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환경의 반영입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일자리 불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걱정과 불안을 유발합니다. 불확실한 삶을 견딜 능력이 없습니다.





<걱정 중독>에서는 특정 주제에 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쓸수록 더 힘들어지는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다시 생각이 나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위험과 무수한 선택지로 가득한 미래와 마주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합니다. 걱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걱정과 더불어 사는 방법은 있다고 말이죠.


<걱정 중독>은 불투명한 미래를 전제하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자신과 세계에 대해 한 뼘 더 깊은 이해에 가닿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자포자기하듯 걱정과 괴로움을 고스란히 수용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두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한 발 내디딜 수 있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만약에 나쁜 일에 대한 불안이 좋은 일에 대한 갈망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걱정과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또 다른 조언으로서 행동의 용기가 등장합니다. 위험 회피는 의미 있는 변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이죠. 용기는 행동에서 비롯됩니다.


<걱정 중독>은 현대인이 겪는 걱정과 불안의 근원을 탐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롤란드 파울센 저자의 조언은 우리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걱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겠지만, 이를 관리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만약에’의 미로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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