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개인주의자 - 온전한 자기 자신을 발명하는 삶의 방식
정수복 지음 / 파람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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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하면 이기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나요?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 말하는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자기도취를 넘어서는 열린 개인주의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깥세상을 연구하고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사회학자 정수복 저자의 신간 <이타적 개인주의자>. 부모 세대가 남긴 정신적 유산 중 청산하고 새로운 길을 걸으며 깨달은 바를 쉽게 풀어내고 있어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자유로운 개인주의자는 자기 자신과의 진실한 관계를 중시하고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는 반면 자기중심적 이기주의자는 내면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이익을 우선으로 합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나답게’라는 말을 내뱉고 있습니다. 나만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걸 추구하며 자기다움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나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는 그런 삶이 가능한 사회일까요?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는 개인주의 사상의 역사를 통해 개인주의의 의미를 살펴보고,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개인주의는 무엇이며 이타적 개인주의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실천적 태도를 짚어줍니다.


나답게 사는 삶을 추구하며 이기주의를 벗어날 수 있는 핵심 사유는 “확신은 편견이 될 수 있다.(p15)”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살아내면서도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서로가 상대방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계몽주의 이후 인간은 주어진 사회적 조건에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가는 창조적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일제 식민주의로 계몽된 주체의 탄생을 억압당했고, 분단체제는 ‘생각하는 개인’보다 ‘복종하는 개인’을 요구했습니다. 착한 순응주의자로 교육된 겁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개인주의자는 없다." - p37​


한국인은 대세와 주류를 따르는데 익숙합니다. 개인주의에 대한 혐오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논리로 둔갑하면 파시즘, 전체주의로 발전하게 되어버립니다.


"개인주의자는 자기 안에 갇히지 않고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 공감적 개인이다." - p47


개인주의자의 가장 이상적 삶은 자기가 타고난 특성을 최대한으로 풍요롭게 펼치는 삶입니다. 개성 존중주의입니다. 그런데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개성이 강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 비난의 의미입니다. 유난스럽다고 말하지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튀는 사람은 끝까지 버티기 힘든 사회입니다.


한국의 근대는 서구 사회가 몇 세기 동안 경험한 것을 몇 십 년 만에 달성한 압축 근대라고 합니다. 한국 유교 전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혈연에 기반한 가족주의, 연고주의 관행으로 사회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근대적 관습을 활용해 나라를 키운 겁니다. 그렇다 보니 독립적으로 자율적인 개인의 탄생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긍정하고 존중하며 남도 똑같이 존중하는 개인주의자. 개인주의자는 자기다운 삶을 사는 자아실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인생의 목표로 삼습니다.


자기 폐쇄적인 인물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과 개방적 대화를 통해 서로를 풍요롭게 만듭니다. 생동감 있는 민주주의는 이들에 의해 실현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진정한 개인주의자는 기본적인 사회복지 제도가 마련되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건강한 민주주의가 작동되려면 개인주의자가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는 겁니다. 생존에 매달려 죽지 못해 살아간다면 자신의 고유한 삶을 발견하고 발명할 겨를조차 없으니까요.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작가가 되려면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일정한 재산과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독립성과 자율성이 숨 쉬고 자라는 자기만의 공간이 보장될 때 성찰적 자아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주어진 관성의 삶이 아니라 실존적 선택을 통해 자기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진정한 개인주의자다." - p153


관습적인 삶에서 벗어나도록 일깨우는 <이타적 개인주의자>. 개인주의자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존엄한 존재라는 각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심코 따르는 관습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고, 다른 사람이 타당한 의견을 주장하면 경청하고 수용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안에 감추어진 가능성을 알아차리고 자기다운 자기를 창조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 그 길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서는 광범위한 간접경험을 통해 자신을 통찰할 수 있는 빛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해 얻는 폭넓은 인문교양은 개인주의의 변함없는 친구라고 말이죠.


자기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가진 특성 있는 인간이 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 <이타적 개인주의자>. 나답게 산다는 것, 자아실현하며 산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내 생각과 행동의 근거가 될 핵심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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