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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
피터 애커먼 지음, 맥스 달튼 그림, 김선희 옮김 / 더블북 / 2023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228/pimg_7960121634133654.jpg)
어릴 적엔 동네 어귀마다 공중전화 박스가 있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주황색(빨간색이 빛바래서 주황색으로 된 건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공중전화부터 이후 은빛 버튼식 공중전화까지. 인기 있는 장소에선 대기 줄도 참 길었지요. 휴대폰 등장 이후 공중전화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 (원제 The Lonely Phone Booth)>는 이런 시대 변화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중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유명 극작가 겸 프로듀서 피터 애커먼은 과거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공중전화 박스를 소재로 이야기를 펼칩니다.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 맥스 달튼의 개성 넘치는 그림이 이번에도 빛을 발합니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자취를 감춘 공중전화. 사실 저도 이 그림책을 만나기 전까지 공중전화 존재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없었다가 비로소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길거리 곳곳에 있던 공중전화 덕분에 그 시절 우리는 크게 불편함 없이 소통했습니다. 공중전화 박스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등장 이후 공중전화는 점점 잊히게 됩니다.
<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에서도 사람들이 늘 이용하던 공중전화가 점점 외면받는 상황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이미 수많은 공중전화 박스가 철거되었습니다.
그림책에 등장한 공중전화 박스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자 관리도 잘 안되어 고물처럼 변해버립니다. 큰일입니다. 결국 이 공중전화 박스도 철거 결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의 주인공이 된 이곳은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엔드 대로와 100번가 모퉁이에 자리 잡은 공중전화 박스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보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뉴욕의 역사를 증명하는 증거물로서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입니다.
마침 동네에 ATM 기기와 세트로 만들어진 공중전화 박스가 있어 들어가 봤습니다. 예전엔 동전만 가능했다가 이후 신용카드도 사용하게 되었는데 교통카드까지도 가능하군요.
디지털 시대에 구시대 유물처럼 느껴지는 공중전화이지만, 이 그림책을 보고 공중전화를 보니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라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편리함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때로는 경제적 이유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성과 가치를 생각해 보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한때 빨간 우체통이 동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우체통이 사라지니 우체통이라는 존재감이 안겨주는 따스함이라는 감정도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아이에게는 과거 유산을 알아가는 재미를, 어른에게는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는 <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 당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