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면 죽는다 -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조나 레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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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로 뇌과학계의 슈퍼스타로 등극하며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킨 조나 레러가 전하는 스토리텔링의 과학 <지루하면 죽는다>.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밝히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법칙을 만나보세요.


우리 뇌는 왜 그토록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걸까요? 왜 사람들은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 캐릭터를 좋아하고 애거서 크리스티에 미칠까요?


신경과학과 문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조나 레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을 바탕으로 우리 뇌가 이야기에 반응하는 방식을 살펴봅니다.


저자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 자작극으로 서문을 엽니다. 무명작가에 불과했던 애거사 크리스티는 하루아침에 사람들에게 알려집니다. 실종사건 때문입니다. 자살도 살인도 애매한 미스터리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사라진 겁니다. 온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댔고, 무려 11일이 지났을 때 애거사는 한 호텔에서 멀쩡히 나타납니다.


애거사는 훗날 이 일을 추격전으로 표현합니다. 단서를 찔끔찔끔 흘리며 해답은 최대한 늦게 공개한 겁니다. 완벽한 추격전을 연출한 겁니다. 그리고 회고록에서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애거사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변신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실종 사건에서 터득한 교훈을 작품에 적용하며, 미스터리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작가의 전체 작품을 섭렵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왜 중독성이 있을까요? 순수 탐정소설을 창조한 에드거 앨런 포는 그전까지만 해도 결말을 안 채 단서찾기를 추구했던 플롯을 바꿔버립니다. 이젠 결말을 모른 채 독자는 형사가 되어야 했습니다. 살인 자체가 아닌 '미스터리'가 핵심이 된 겁니다. 본격 인간 낚시 소설, 추리 장르가 시작됩니다.


<지루하면 죽는다>는 스토리의 핵심 요소인 미스터리를 집중적으로 탐구합니다. 미스터리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미스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봅니다.


우리의 관심을 관장하는 건 도파민! 예상하지 못했던 보상과 뜻밖의 사실을 재미있어한다고 합니다. 도파민을 솟구치게 하는 예측 오류, 상상력 증폭시키기, 규칙 깨부수기, 마성의 캐릭터, 의도적인 모호함이라는 다섯 가지 전략을 다양한 콘텐츠 사례로 하나씩 설명합니다.


서프라이즈 에그로 유튜브 키즈계의 선도적인 카테고리를 낳은 <라이언 토이스리뷰> 채널, 세상에 야구 팬이 많은 이유, 장수 드라마의 비밀 등 흥미진진한 사례가 가득합니다. 





특히 예측을 깨는 마술은 신경계의 변화를 잘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우리는 마술을 속임수나 사기로 치부하지 않고 놀라움으로 받아들입니다. 마술을 보는 동안 사람들의 뇌에서는 '헉 미친! 회로'라고 부르는 전전두엽 피질과 전두회가 활성화되고, 미상핵이라는 영역이 계속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미상핵은 도파민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명백한 오류를 목격하면서도 그 부조화를 억누르려 하지 않고 오히려 미스터리에 적극적을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마술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심리 실험과도 같다고 합니다. 속임수가 펼쳐지고 있다는 걸 아는 우리를 속여야 하니까요.


이처럼 호기심으로 도파민을 분출하게 하고 인지 편향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통해 미스터리를 창출하는 비밀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구태의연한 콘텐츠는 지루합니다. 공포영화의 뻔한 클리셰에 반격을 든 댄과 에두아르도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결과를 낸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로 공포영화의 기존 규칙을 깨부쉈습니다. 물론 이후엔 그들의 영화가 클리셰가 될 때까지 모방되긴 했지만, 이처럼 전복적인 매력이 효과를 발휘하는 사례는 참 많습니다.


전략적 불투명성으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을 만들어낸 셰익스피어, 아무도 풀지 못한 보이니치 필사본의 비밀, 오리로도 보이고 토끼로도 보이는 유명한 그림의 비밀, 해리 포터 시리즈 등 콘텐츠의 무기가 되는 미스터리에 대해 펼쳐집니다.


재미있는 건 이 미스터리 설계를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교수법에 적용한 시카고 노블 아카데미 사례는 인생의 배움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스터리를 활용하여 탁월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소개한 <지루하면 죽는다>. 미스터리라는 키워드로 콘텐츠의 흡인력을 분석하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독자라면 왜 미스터리에 끌리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고, 창작자라면 미스터리를 활용하여 자신의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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