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폴 길딩 지음, 양재희 옮김 / 더블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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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길딩이 2011년에 쓴 <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1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세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부정적인 징후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IPCC는 "인류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마지막 기회의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5년 내 사상 최악의 더위가 닥칠 거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온실가스 양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온난화는 가속화 중입니다.


2030 탄소중립 계획은 얼마나 이뤄졌을까요? 이제 7년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대체 언제 행동에 나설 수 있을까요?​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폴 길딩 저자는 2005년 「절규, 붕괴, 붐」이라는 글에서 생태계 붕괴 문제를 경고했습니다.


그는 인간과 경제, 지구 생태계가 상호 의존적인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과학적, 경제적 증거를 통해 짚어주며, 이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왜 환경이 붕괴되면 경제도 함께 붕괴된다는 건지 경고한 글이었습니다.


수십 년 전 「침묵의 봄」, 「성장의 한계」 같은 환경도서가 자리매김했고, 과학계과 환경운동계에서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결실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계속 경장성제에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성장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지 드러냅니다. 이 사슬을 끊어내는 과정은 힘듭니다.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동시에 기후 문제를 처리하는 데는 초인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2008년 저자는 이 책의 근간이 된 「대붕괴」라는 글로 다시 한번 경고했고, 이전보다 더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성장 중독에 빠진 우리가 지금 대처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이 즉각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성장이 멈추게 될 것이다. 지구는 꽉 차 버렸다." - p109, 책 속에서





폴 길딩은 경제성장 대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짚어줍니다. <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는 지적 재미를 위한 논의를 하는 책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불안정한 미래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느냐를 이야기합니다.


지구 연평균 기온이 1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인데, 1도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협정문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불가능합니다. 실효성 있는 실행 계획이 당장 필요합니다.


대붕괴가 본격화되면 나타날 국가적 대응 유형을 예측하며 결국 해내길 해낼 거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긴 하지만, 그 과정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초기 5년 안에 신속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거든요.​


저자는 첫 5년간 시행해야 할 조치들을 알려줍니다. 이 초기 대응이 갖는 압도적인 가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기업, 국가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으로는 벌목 행위 50퍼센트 축소, 석탄화력발전소 1000개 폐쇄, 전기 배급제 시행, 풍력발전기나 태양에너지발전소 설치 확대, 원자재 생산 제약 및 재활용, 매연 자동차 운행 할당제 시행, CCS(탄소포집저장) 설비를 갖춘 바이오연료 생산 시설 구축, 전 세계 항공기 운항 횟수 절반 감축 등이 있습니다.


개인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천으로는 단백질 소비 자제, 정부 및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쇼핑 자제 캠페인 등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 조치들을 보면서 여전히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경각심을 갖지 못한 상태라는 것도 짚어줍니다.


저자는 경제학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과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제3의 침팬지」 등을 통해 우리는 비록 느릴지라도 어리석지 않음에 희망을 두기도 합니다.​


1도 전쟁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전쟁이라고 합니다. 전쟁에 뛰어듦과 동시에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필연적으로 붕괴하게 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기후 전쟁에 드는 비용이 기후변화를 통제하지 못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보다 훨씬 적을 거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단지 징후일 뿐, 문제 그 자체가 아님을. 진짜 문제는 양적 경제성장이 무한하다고 믿는 데 있다는 걸 짚어준 <기후 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번영을 추구하되 지구의 한계 역량을 지키는 경제체제를 설계하기 위한 논의와 즉각적인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특히 소비자의 심리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음을, 쇼핑과 소비 지상주의를 경고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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