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 숨겨진 역사 현장 속으로 떠나는 인문기행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 지식 큐레이터 조홍석 저자는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을 통해 일상생활, 과학 경제, 언어 예술, 한국사, 최초 최고, 우리말 우리글에 대해 99%가 모르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주는 가리지날 시리즈를 선보여왔는데요. 신간 별난 국내여행 편에서는 오랜 기간 잘못 알려졌거나 많은 이들에게 잊힌 숨은 명소를 짚어줍니다.
잘 알려진 위인, 명소 등 우리가 가리지날 정보로 알고 있는 것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덕유산 국립공원 내 무주구천동 33경의 시작인 1경 라제통문은 우리 스스로 만든 역사 왜곡의 현장이라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백제와 신라의 경계의 석굴문은 한때 수학여행지이기도 했고, 그 역사적 배경이 국사 교과서에도 실렸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게 가리지날이라고요?!
일제강점기에 금광 개발용 도로를 만들며 뚫은 인공터널일 뿐인데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를 창작한 겁니다. "옛날 김유신 장군이 이곳을 통과해 백제를 정복했다." 식으로 역사 교육이 펼쳐진 겁니다. 아직도 방송 프로그램에선 가리지날로 설명하고 있으니, 한번 어긋난 역사 왜곡은 바로잡기 어렵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합니다.
최근 뉴스로 얼핏 봤던 고려 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 환수 재판 건에 등장하는 부석사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흘림기둥의 무량수전이 있는 곳이 영주 부석사이고, 재판에 등장한 부석사는 서산 부석사입니다. 이름이 같아 혼동하기 쉬운 두 곳에 대한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숨겨진 사연이 숨 쉬는 이색 여행지도 가득합니다. 강원도 고성에는 현대사에 큰 아픔을 남긴 김일성,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김일성 별장이라 부르는 곳은 원래 명칭인 '화진포의 성'으로 제대로 불러야 하는 역사적 배경을 짚어줍니다.
고성에 뜬금없이 유럽의 성 일부를 똑 떼어낸 것처럼 세워져 있는 화진포의 성. 당시 그 별장을 건축한 인물이 히틀러를 피해 온 독일 건축가였기에 독일 스타일 성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집주인이었던 셔우드 홀 박사에 대한 삶의 궤적을 알고 화진포의 성을 보면 더욱 의미 있을 겁니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 곳이 있었다니! 하며 놀라워한 장소가 수두룩합니다. 경주 석굴암처럼 서울 6호선 보문역의 보문사에도 석굴암을 볼 수 있다는 거 아셨나요? 경주 석굴암을 재현해 70년대 만든 것이지만, 보문사 대웅전은 서울 지역 불교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고려 시대 세워진 사찰인 만큼 꼭 가봐야 할 가치 있는 장소입니다.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한 여성들의 흔적을 가진 유적도 만날 수 있습니다. 기생이라는 신분으로 애틋한 사연과 이름을 남긴 만향, 경춘, 이매창, 김금원, 이난향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이 땅에 찾아왔던 외국인들의 자취를 탐구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우고 싶어한 흑역사까지도 낱낱이 밝혀내기에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문화유산을 발견하는 인문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땅 곳곳의 사연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교양 상식 책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 아름다운 이름을 전하는 유적들이 무관심으로 잊히고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엉뚱하게 알고 있었던 것을 바로잡는 계기도 되었고요. 독도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도 논쟁에서 필요한 증거들을 알차게 건져올리기도 합니다.
지역마다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사진과 일러스트, 맛깔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주니 술술 읽힙니다. 추가로 가볼 만한 주변 여행지까지 소개하고 있어 알찬 인문기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숨은 이야기들도 궁금해질 거예요. 어떤 보물 같은 이야기들이 있을지 발견해 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