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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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많은 내담자를 만나며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개인적 접근과 함께 사회적 관심과 국가적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박상희 심리상담전문가. 신작 <회복하는 마음>에서 온갖 사연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 우리의 불안을 파헤쳐 봅니다.

나 그리고 가족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스물다섯 가지 삶의 이야기. 한 명 한 명의 에피소드가 남일 같지 않습니다.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가족, 친구, 직장동료의 일일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 빈부 격차 등 뉴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사 사례가 이곳에 다 집합되어 있습니다.​


고통의 크기가 결코 작지 않은, 흔해서 오히려 주목받지 못한 채 방치된 고통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마다 비밀이라는 딱지를 붙인 채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고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머리로는 어쩔 수 없다 생각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잊은 척하지만 차곡차곡 누적되고 있을 뿐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좀 괜찮아지겠지 하며 대부분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기억하시나요.


국내만 해도 3만 명이 넘고, 가족을 잃은 직계 가족만 7만여 명입니다. 이들은 충분한 애도도 못한 채 여전히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트라우마는 개인의 사정이 아닌 공공의 책임이 되어야 한다는 걸 저자는 일깨웁니다.​


이처럼 <회복하는 마음>은 공감의 정서를 끄집어올립니다.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심적 현상인 '공감'은 지금처럼 불안하지 않은 세대가 없는 이 시대에 모두에게 요구되는 감정입니다.


하나의 사연이 소개될 때마다 저자는 독자에게 '이 사연이 과연 개인의 문제일 뿐일까?'하고 묻는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자살 유가족의 심리 치유가 안 된 상태에서 2차 피해가 일어난 사례는 단순히 고부갈등 문제로만 바라볼 수 있었던 관점을 바꿔놓습니다.


부자 갈등 문제처럼 세대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롭습니다. 신뢰도와 타당도 높은 6개의 심리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온 가족 갈등 문제를 MBTI에서 통찰을 끌어냅니다. 정반대 성향의 가족 간에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 소통 불가능한 환경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례 역시 '가정'이란 단어는 빼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가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사적인 일로 인식되기 쉬우니까요.​





자포자기 무력감에 빠졌다면 스스로를 저버린 자신을 구원하는 것도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조력인의 입장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에게 파이팅만 외치는 것은 폭력의 연장선이 될 수 있음을 조언하기도 합니다. 왜 포기해야 했는지, 왜 숨었는지, 무엇이 두려운지 알아보려 하고 손을 잡아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내담자들은 불행의 근원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고, 행복의 이유도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행복을 주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면 자신과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고 합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자신에게 쏟아야 하는 겁니다. SNS로 인한 피로 증후군,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가면 우울증을 앓는 이들에게 유용한 조언이 가득합니다.​


이 책이 일반적인 심리학 책과 차별화된 점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점입니다. 사회의 문제라고 하면 나의 긴급한 문제로부터 거리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건 결국 우리들입니다. <회복하는 마음>은 타자화된 시선, 경직된 사고방식을 허물어 사회의 벽을 무너뜨리는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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