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걷는 아이 - 모네의 <수련>부터 뭉크의 <절규>까지, 아이의 삶을 찬란히 빛내 줄 명화 이야기
박은선 지음 / 서사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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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미술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박은선 자자의 신간 <미술관을 걷는 아이>. 전작 <책 읽기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를 통해 책육아에 대해 알려줬다면, 이번에는 명화와 육아에 초점 맞춥니다. 


명화로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스케치하는 법을 알려주는 <미술관을 걷는 아이>. 아이가 품었으면 하는 이해, 창의성, 관찰, 공감, 진실함, 감수성, 지혜, 희망이라는 여덟 가지 미덕을 담은 그림을 만나보세요. 명화 해석에 집중한 흔한 미술 교육책이 아니라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보는 재미를 찾아가는 명화 감상법과 그 속에서 우리 아이에게 심어줄 가치를 발견해가는 여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나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그림은 바로 자화상이죠. 정면을 응시하는 결연한 눈매가 강렬한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은 서양 미술 역사상 최초의 정면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높은 자긍심을 엿볼 수 있는 명화를 보며 우리 아이도 자신의 품격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을 덧입혀봅니다. 


강인한 아이의 내면을 자라게 하는 명화들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요. 박은선 저자는 화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그림 감상부터 해보라고 합니다. 정답 없는 이야기가 펼쳐질 겁니다. 책 속의 질문 예시를 참고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화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자고 합니다. 화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어렴풋이 느끼기만 해도 좋다고 합니다. 반드시 긍정해야 하는 이해를 강요하지 않게 조언하고 있어 부담 없어 좋더라고요. 이제는 아이가 그림을 직접 그릴 차례입니다. 아이의 미래 자화상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아이만의 소신 있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미술 교육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쓱 훑어보는 것을 넘어 화가의 인생과 작품의 연관성을 통해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달아가는 여정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우리 아이는 명화를 사색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랄 거라고 합니다. <미술관을 걷는 아이>는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철학을 통해 주체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남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소신 있게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동시에 무한 칭찬할 줄 아는 부모의 태도도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뭉크의 <절규> 그림은 부정적인 감정에도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저 덮어두기를 강요하는 대신 표현해 보자고 합니다. 슬픔과 분노는 버려야 할 감정이 아니라 어떻게 잘 흘려보내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작품으로 알려줍니다.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한 이런 그림 감상법은 미술치료와도 연계됩니다.


1인 세대가 늘어나는 요즘, 가족의 가치관이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조부모님의 지혜와 경륜을 존중할 줄 알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의 시선을 가져야 합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에는 약하고 소외된 계층이 함께 등장합니다. 인형 같은 공주가 중앙에 위치해있지만, 정작 이 작품의 제목은 <시녀들>입니다. 가족 및 인권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 되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온화한 영혼을 가질 수 있게 해주세요.


그 외에도 책 읽는 일상을 선물해 줄 명화, 축복받으며 태어난 아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아이의 찬란한 꿈을 격려하는 데 도움 되는 명화 등이 이어집니다. 틀에 맞추어 암기하듯 만드는 작품이 아니라 창의성 높이는 미술 활동이란 정답 없는, 구조화되지 않은 활동임을 짚어줍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감각을 믿고 지켜주자고 조언합니다.


아이에게 명화를 보여주거나 미술 전시회를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모가 기대하는 건, 우리 아이가 예술과 문화를 만나 창조적인 아이로 자라길 바라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그런 부모의 바람을 잘 충족시켜 주는 책입니다. 자녀 미술 교육서로 읽기 시작했다가 부모의 마음공부가 된 책이기도 합니다. 이래라저래라 하며 감상평을 요구하지 않고 편견 없이 바라보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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