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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도감 - 캐릭터로 이해하는
스즈카와 시게루 지음, 김한나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9월
평점 :

생물학의 재미를 널리 알리고 있는 생물 강사 스즈카와 시게루의 <캐릭터로 이해하는 세포 도감>. 우리 몸속 세포의 주요 특징을 묘사한 흥미진진한 캐릭터, 쉽게 이해하기 좋은 만화,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알려주는 생물학 지식까지 삼박자가 척척 맞아떨어지네요. 인체에 관심 많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기 좋은 세포 도감 책입니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는 세레나. 과음하고 들어온 날 뉴런 박사가 뿅~! 나타납니다. 세레나 때문에 몸속은 지금 아주 바쁘다며 체내 세포들을 하나씩 안내합니다. 불필요한 물질을 치우느라 퀭한 세포 캐릭터를 보자마자 빵 터졌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 몸으로 살아가는데도, 정작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는지 모른 채 살아갑니다. 저 역시 나이가 점점 들수록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실감하고는 있지만, 그저 삐걱거리는 증상 때문에 그러려니 할 뿐 여전히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뉴런 박사가 안내하는 수많은 세포들을 만나볼까요.
인간의 몸은 약 37조 2천억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는 인간 활동을 뒷받침합니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게 바로 세포인 겁니다. 종류, 크기, 형태, 기능이 다양한 세포. <캐릭터로 이해하는 세포 도감>에서 혈액 세포, 뇌와 신경 세포, 뼈와 근육 세포, 내장 세포, 생식기 세포, 감각세포를 차례로 만나봅니다.
산소와 영양소 등을 운반하는 혈액 세포. 상처를 아물게 하거나 체내 침입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놀라운 기능의 세포들이 있습니다. 몸속 세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적혈구는 고속철과 비슷한 속도인 시속 약 2백 킬로미터로 혈관 속을 흐르며 일한다고 합니다. 혈액 세포에는 산소 운송업자 적혈구, 혈관 수리공 혈소판, 이물질과 싸워서 제거하는 청소부 백혈구가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하는 이런 세포들이 아프면 어떡할까요.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는 모든 혈구의 어머니라 불리는 조혈모세포가 분화해 만들어집니다. 조혈모세포는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합니다.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기 어려워진 백혈병 환자의 골수이식이 바로 조혈모세포가 포함된 골수액을 이식하는 겁니다.
뭔가를 생각하거나 정보를 받아서 몸을 움직이게 지시를 내리는 뇌와 신경 세포에서는 뉴런이 등장합니다. 뉴런은 뇌 속에 무려 1천억 개 넘는 수가 모여 있다고 합니다. 뉴런에게는 측근들이 필요하더라고요. 정보 전달꾼인 뉴런이 어떻게 피부, 근육 등으로 신호를 전달하는지 그림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몸을 지탱하거나 움직이게 하는 뼈와 근육 세포에서도 놀라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 뼈는 태어났을 때 그 뼈로 평생 사는 게 아니었더라고요. 오래된 뼈를 파괴하고 새로 재생하면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성인 남성의 경우 1년에 전체의 5~10%의 뼈가 녹는다고 합니다. 물론 녹는 뼈는 철저하게 재활용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기능도 점점 떨어지는 거겠죠. 이걸 알게 되니 칼슘이 왜 뼈에 중요한지 실감하게 됩니다.
영양원을 소화, 흡수하고 불필요한 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내장 세포, 부모가 자녀에게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생식기 세포, 다양한 자극의 센서 기능을 하는 감각 세포까지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었습니다. 아주 작은 하나의 역할이어도 삐걱거리면 큰일 나는 오묘한 인체. 수많은 세포들이 제각각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내 몸의 소중함이 더욱 와닿습니다.
전자현미경 등장 후 활발해진 세포에 관한 연구는 계속 진화 중입니다. 아직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세포도 많습니다. ips세포, 암 면역세포 연구 등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현황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도 최전선에서 활약하길 응원합니다.
혈관을 수리하는 혈소판은 접착제를 들고 다니는 수리공 모습으로 표현하고, 이물질과 싸우는 백혈구 중 하나인 호중구는 쏘쿨한 모습으로 표현하는 등 세포의 특징을 잘 묘사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세포 캐릭터들을 하나씩 만나다 보면 무엇보다 세포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생활습관을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세포 도감 외에도 물리 도감 편도 재미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