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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 - 뉴노멀시대 비즈니스 전략
야마구치 슈.미즈노 마나부 지음, 오인정.이연희 옮김 / 마인더브 / 2022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627/pimg_7960121633461883.jpg)
베스트셀러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즈노 마나부의 대담을 엮은 책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 삶과 비즈니스의 온갖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가는 데 필요한 철학적 사고법을 이야기하는 최고의 전략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 그리고 <쿠마몬> 만화책으로 알게 된 구마모토현 캐릭터 쿠마몬을 디자인한 미즈노 마나부의 조합이라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비즈니스는 깊고 넓은 문제를 해결해왔습니다.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해왔지요. 그리고 모두가 정답에 도달했습니다. 불편하게 여기는 문제를 발견해 정답을 제공하다 보니 이제는 깊지만 좁은 문제, 넓지만 얕은 문제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만 집착하다보니 문제를 발견하고 제기하는 힘이 부족해진 오늘날입니다. 질 좋은 문제가 희소해진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구상하는 힘을 잃어가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야마구치 슈는 정답의 과잉화 시대에 이미 가치가 하락한 것을 예전과 똑같이 추구한다면 수익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성공체험이 낳은 오류에 빠진 겁니다. 이제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치보다 의미를 담은 가치에 초점 맞춰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미가 있는 가치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고, 그런 토양이 마련되지 않으니 답보 상태입니다. 현재 일본의 상황이 그렇고,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도 깊게 새겨야 할 이야기입니다.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은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의식이 완전히 묻힌 현재를 성토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습니다. 의미가 담긴 이유보다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근거에만 집착하는 아재 사상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판단할 용기조차 없어 망설임에 갇힙니다. 다행히 망설임을 극복하고 사내 문화를 바꾼 소테츠 기업의 사례를 예로 들며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예전엔 대중의 불만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개인의 좋고 나쁨, 제멋대로 분위기가 오히려 필요한 시대이고, 재미와 흥미를 감지하는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고 합니다. 현 일본 상황이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치만 추구하다 막다른 골목에 봉착한 상황이기에 이제 '의미가 있는 세계'로 방향을 바꿔 브랜드를 확립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의미를 만들려면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각을 잃지 않고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멋지다고 말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627/pimg_7960121633461884.jpg)
의미를 만드는 것에 이어 야마구치와 미즈노가 공략한 비즈니스 전략은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든 한 편의 스토리처럼 세계를 만들어보자고 합니다. 요즘처럼 15초 포맷의 광고 현실에선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개성을 만들어 가는 작업인 타깃에 대한 중요성, 스토리 만드는 방법에 대한 접근법을 통해 세계관 만드는 훈련을 하도록 일깨워줍니다.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처럼 꾸밀 수는 있어도 그 세계관을 흉내 낼 수는 없듯 어떤 세계관을 만들고 싶은가를 철저하게 고민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지향하는 세계관을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최적화되어 있을 때 브랜드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가진 매력을 잘 파악하고 세계관을 제대로 만들어서 보여줄 수 있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는 걸 다양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이 세계관은 지식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인풋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거죠. 그렇기에 일이라는 아웃풋만 하고 있으면, 센스와 지식에서 점점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합니다.
"커피 체인점을 하고 싶으니 투자하십시오. 편의점에서는 1달러, 일반 커피점에서는 2달러에 살 수 있는 커피를 7달러에 팔 생각입니다. 담배는 피울 수 없지만, 아주 편안한 매장입니다." 이 말만으로는 투자할 사람이 없을 테지만, 세계관을 가지고 승부를 걸어 성공한 게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미즈노는 애플의 세계관을 만든 스티브 잡스, 스타벅스의 세계관을 관리하는 사람, 디즈니랜드 등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가깝다고 합니다. 온갖 비즈니스 현장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필요할 텐데, 현재는 텅 빈 상태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에서는 실제로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늘려갈 것인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크리에이티브 인식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등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지 짚어줍니다. 결국 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한 팀이 되어 움직여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최근에 읽은 김효근 교수의 <마스터피스 전략>에서도 소비자 현존감을 사로잡은 미학 경영을 다루고 있으니 이 책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의미, 스토리, 미래를 데려오는 디자인이 결합한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사고방식을 장착할 수 있게 일깨우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