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 웅진 이야기 교양 3
사토 기요타카 지음, junaida 그림, 황세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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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뿐만 아니라 밸런타인데이에 설레는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울적할 때면 힐링을 찾는 어른들까지, 달콤쌉싸래한 초콜릿의 풍부한 맛에 한 번쯤 빠져들 겁니다. 단단한 감촉인데도 입안에 쏙 넣기만 하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이런 독특한 식감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그저 먹을 줄만 알았던 초콜릿입니다.


디저트의 왕이라 부를 만큼 사랑받는 초콜릿의 비밀을 알려주는 그림책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 공학박사이지 식품 물리학을 전공해 수제 초콜릿 가게에 제조 기술을 전하기도 한 사토 기요타카 저자의 글과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일본 북 디자인 콩쿠르 수상 경력이 있는 JUNAIDA의 그림 조합이 멋집니다. 벽에 붙여두면 카페 분위기로 만들 것만 같은 꼬마 쇼콜라티에의 멋스러운 포스터가 초판 한정으로 들어있어요.


마법과도 같은 초콜릿의 비밀은 바로 신기한 '기름'에 있습니다. 기름이라고 하니 느끼한 기운이 훅 몰려오나요?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열매는 기름을 가득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카카오버터라고도 불러요. 생각해 보니 버터나 마가린도 차가울 땐 초콜릿처럼 단단한 상태지요. 카카오라는 식물의 씨앗에서 짜내는 기름을 열을 가해 녹여, 설탕과 우유를 넣어 섞은 뒤 식혀서 굳히면 초콜릿이 됩니다.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장인의 손길과도 같은 예술적 경지가 선보이더라고요. 


신기한 건 초콜릿이 사람의 체온과 만나면 녹아내리듯 카카오 기름을 가진 카카오 열매도 따뜻한 곳에서만 잘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추우면 기름이 굳어버리니까요. 열매 1개당 판 초콜릿 한 개를 만들 수 있다니, 생각보다 초콜릿 만드는 데 많은 카카오 열매가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에서 카카오 열매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손보다 훨씬 큰 럭비공 느낌입니다. 열매 안에 들어있는 콩 하나는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라고 합니다. 코코넛처럼 카카오도 단단한 껍질을 가졌네요. 주나이다 작가의 깜찍한 그림 때문에 한 장 한 장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카카오 콩도 커피콩처럼 산지마다 다른 맛을 가졌더라고요. 브랜드 네임으로도 쓰는 가나는 쓴맛이 강하고 향이 진하고, 에콰도르는 쓴맛 신맛 모두 강하고 꽃향기 같은 향이 있다고 합니다. 작업 과정도 커피 로스팅 하듯 로스팅을 거쳐야 하는 점이 닮았습니다.


카카오 열매가 어떻게 우리가 먹는 초콜릿으로 변신하는지 그 여정을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온도 조절이 관건입니다. 온도를 내렸다 올렸다 반복하면서 절묘한 온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초콜릿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이 온도가 맞지 않으면 손만 대도 줄줄 녹거나, 반대로 입에 넣어도 녹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스토리 그림책에서 그치지 않고, 지식 정보를 담아 초콜릿의 형태와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 담긴 과학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초등 저학년들이 보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카카오 열매에서 초콜릿으로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역사도 알려줍니다. 한때는 카카오 콩이 화폐로도 쓰였을 만큼 귀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초콜릿을 만드는 기술은 만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야 가능했던 만큼 처음엔 마시는 음료로만 가능했는데, 왕족이나 귀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주신 음식으로 귀하게 여겨진 카카오입니다.


<초콜릿 한 조각의 기적>이라는 제목처럼 자연의 힘과 인간의 기술이 합쳐진 그야말로 마법 같은 음식인 초콜릿의 매력. 이 그림책을 볼 때면 초콜릿 한 조각의 풍미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즐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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