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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제주도 환경 이야기 - 과잉 관광으로 아파하는 섬을 구하라! ㅣ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 7
천권필 지음, 문대웅 그림 / 썬더키즈 / 2021년 11월
평점 :
환경 자산의 보물섬 제주도. 2000년대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제주도에 찾아왔고, 2007년부터 올레길이 인기 끌면서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도로 눈길을 돌린 여행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제주 공항에는 2분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제주도가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관광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부작용이 생기는 겁니다. 청정 제주에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모두를 위한 제주도 환경 이야기>는 과잉 관광에 시달리는 제주도의 현재를 보여주며 건강한 제주도를 위해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초등학생 윤재는 학교 토론 수업 시간에 제주도 환경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 제주를 찾습니다. 해녀인 이모와 함께 3일 동안 제주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무엇이 제주도를 괴롭히고 있는지 알아나갑니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어서 육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진 제주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3관왕을 달성했다는 것 아시나요. 2002년 생물권 보전 지역 지정, 2007년 세계 자연 유산 등재, 2010년 세계 지질 공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돌,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린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구멍 숭숭 뚫린 검은 돌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을 만나기도 하고 돼지가 있는 화장실 돗통시,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직업인 해녀,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 등 독특한 제주도 환경에 맞춰 생겨난 문화를 접합니다.
제주 테마여행이 각광받으면서 오름도 인기 있는데요. 오름이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재미나게 소개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화산 활동이 이뤄져야 산보다는 작고 둥근 언덕처럼 솟아있는 오름이 생기는지 알게 되었어요. 제주 전설도 빠질 수 없지요. 설문대 할망이 흙을 퍼날라 제주도를 만들면서 오름을 만드는 과정이 담긴 스토리도 있어 신기했답니다.
제주의 자랑스러운 전통인 해녀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미처 몰랐던 해녀의 역사를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회 경제와 가정 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했던 양성 평등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는 해녀. 해녀들은 바다 밭을 단순 채취의 대상이 아닌 끊임없이 가꾸어 공존하는 방식으로 물질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주도가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생활을 침범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극심해졌습니다. 제주도에서 나온 쓰레기가 쓰레기 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 소각장이 포화상태가 되었습니다. 소각하지 못한 쓰레기를 모아 압축 포장해서 차례를 기다리는 게 몇 년 치가 방치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제주 산지천을 벤치마킹했다는데, 한라산에서 시작해 동문시장 옆을 흘러 제주항에 도달하는 이 하천이 다시 수질 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대표 생태 하천이자 제주 올레 18코스의 시작점인데 이제는 각종 생활하수와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추운 데 사는 식물과 더운 데 사는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특이한 숲, 화순 곶자왈도 큰일입니다. 제주인들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원천인데 주변에 우후죽순 개발이 이뤄지면서 곶자왈 지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지하수 고갈과 오염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해졌다고 합니다.
해변 곳곳에는 쓰레기들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먹고 버린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쌓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해류를 따라 제주해변까지 쓰레기가 밀려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바닷속은 더 많은 플라스틱이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숲이 사라지고 사막처럼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도 심각합니다.
쓰레기 산, 플라스틱 쓰레기, 개발로 훼손된 자연... 제주도를 아프게 하는 관광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우도는 오버 투어리즘 현상을 겪는 대표 관광지이기 때문에 이제는 렌터카와 전세버스의 출입을 금지하기까지 했습니다. 오버 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세계 곳곳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여행과 관련된 산업이 발달된 제주이기에 무작정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청정 제주여서 찾았던 제주도의 매력을 잃고 언젠가는 제주도를 찾지 않게 될 겁니다. 어떻게 섬을 되살릴 수 있을까요.
<모두를 위한 제주도 환경 이야기>는 제주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 나부터 할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찾아보게끔 응원합니다. 건강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도, 부모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보자고요.
어린이책이지만 부모가 읽어도 푹 빠져들 만큼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스토리텔링이 매력덩어리입니다. 환경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천권필 기자와 문대웅 일러스트레이터의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는 글과 그림, 풍부한 사진 자료 덕분에 이해가 쏙쏙 됩니다. 바다 쓰레기에 관한 어린이책 <바다를 살리는 비치코밍 이야기>와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