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로리 서덜랜드 지음, 이지연 옮김 / 김영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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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의 전설 데이비드 오길비가 설립한 오길비앤매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부회장 로리 서덜랜드의 책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카피라이터 인턴에서 15년 만에 부회장 오르며 광고업계 30년 인생 동안 펼친 마케팅의 연금술을 보여줍니다.


광고와 마케팅 현장에서 소비자 행동의 '보이지 않는 비밀'을 알려주는 로리 서덜랜드의 마법. 행동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현장에 녹여낸 여정을 통해 마법 같은 성과를 내는 마케팅의 비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학은 마법을 허락하지 않지만, 심리학은 마법을 허용한다." -  책 속에서


세상에는 비논리가 강력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답을 찾을 때 늘 습관처럼 들이대는 논리를 벗어던지면, 발견되지 않은 방법이 수백 가지는 더 있는 걸 알게 됩니다. 인간의 의사결정 지배 모형은 일관성이나 확실성 따위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인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다루는 책이기도 합니다.


논리적으로는 전혀 말이 되지 않지만, 실제 효과가 있었던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보편적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들입니다. 현실에서 대부분의 일은 '심리적'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들입니다.


자선단체의 인쇄물 봉투 사례로 이해해 볼까요. 10만 개의 봉투는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배달했다고 써놓았고, 10만 개의 봉투는 기부금의 25퍼센트만큼 세금 환급을 받는다고 썼습니다. 다른 10만 개의 봉투는 양질의 봉투를 사용했고, 나머지 10만 개는 세로로 인쇄했습니다. 합리적이라면 기부할 때마다 세금 환급되는 봉투가 가장 기부자 수가 많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상상을 벗어납니다. 일명 '합리적' 봉투는 오히려 기부율이 낮았고, 나머지 3가지 봉투는 기부율을 10퍼센트 이상 높였다고 합니다. 질 좋은 봉투를 사용한 곳에선 고액 기부자 수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개선은 실패했지만, 비합리적이고 심리적인 개선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000파운드 상당 1년 치 공짜 에너지 응모자 수보다 귀여운 펭귄 야간조명에 몇 배나 더 많은 응모자들이 몰리는 것처럼 터무니없어 보이는 인간 행동이 많습니다. 상대의 동기, 목적, 의도를 잘못 판단하면 우리는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지만 성공했던 사례를 통해 반대로 평소 우리의 집착이 어땠는지 드러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선 '맥락'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원유 시장에 적용되는 법칙이 주택시장엔 안 먹히는 것처럼요.


문제는 우리가 심리적 해결책을 찾는 데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합리적 설명에 집착하고, 심리적 해결책을 폄하합니다. 스스로도 합리적 가면 아래에 무의식적 동기를 숨기고 싶어 하고요.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에서는 이성의 남용은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논리를 버릴 때 마법을 부릴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공한 기업들은 정신적 연금술을 발견했기에 가능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인간 행동의 괴상한 측면의 주된 이유로 신호 보내기, 무의식 해킹, 최소만족, 정신물리학이라는 네 가지를 꼽습니다. 이는 황금알을 낳는 마케팅 연금술로 이어집니다.


안정적인 신호에 확신과 신뢰를 얻기에 신호 보내기를 통해 가치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단순히 경제적 합리성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것들도 많지만, 우리는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기에 먹히는 마케팅 연금술임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합니다.


무의식 해킹은 지각 해킹이라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를 활용하는 겁니다. 상업용 플라시보 중 가장 성공한 건 레드불이지요. 우리는 100년 동안 아스피린의 원리를 눈곱만큼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아스피린으로 통증을 완화해왔다고 합니다. 똑같은 용량의 이부프로펜 라이신 제품이 편두통약, 긴장성두통약, 생리통약, 요통약 등으로 좁게 정의된 증상에 대한 치료제로 나눈 뉴로펜의 경우를 예로 듭니다. 포장과 약속만 다르지만 위약 효과는 사실 더 크다고 합니다.


고급 식당보다 맥도날드에서 실망할 확률이 낮은 것처럼 실망하지 않을 지점을 의미하는 최소만족 개념도 흥미롭습니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현실 세계에서 효과를 내는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찾는 게 더 낫다는 걸 보여줍니다.


종에 따라 지각의 신경생물학적 측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하는 학문인 정신물리학도 중요합니다. 객관적 실제와 우리가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는 게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야 합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니라 테이블을 파는 것처럼 맥락에 따라 현실은 바뀝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너무 쉽게 비합리적이라고 묘사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보편 모형에 익숙해진 채 적은 비용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생선이 아무리 맛있어도 이름이 피타고니아 이빨고기면 아무도 사지 않지만, 칠레산 농어라고 표기하면 관심을 가집니다.


매일 편하게 두르고 다닌 가정들을 내다 버린다면 당신도 마케팅의 연금술사가 될 수 있음을 응원하는 책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 단순한 정보 전달로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활용한 진짜 광고와 마케팅의 힘을 깨닫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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