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신화 1 : 천지창조 - 중국 편
정재서 지음, 김학수 그림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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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표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가 들려주는 동양신화 이야기. <이야기 동양신화>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만화 형식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동양신화 처음 접하는 어른들도 함께 보기 좋아요.


그동안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 같은 서양 신화는 잘 알고 있었지만 동양 신화는 낯설고 생소합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정재서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는데 그때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신비로운 동양 신화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켈트 신화의 영향을 받은 해리포터,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반지의 제왕, 일본 요괴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각종 문화 산업에 많은 영감을 주는 신화. 이제는 동양의 신들을 만날 기회입니다.


상상력의 원천인 신화. 동양신화는 동양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담은 신들이 등장합니다. 서양의 신과는 달리 동양의 신은 반인반수가 많은데 외눈이여도, 괴물 같은 생김새여도, 추한 노파의 모습이어도 외모에 대해서는 너그러웠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반인반수를 흉물로 여기지 않고 동양의 여신들을 묘사할 때도 외모에 대한 편견이 담긴 언급은 덜하다는 걸 볼 수 있어요.


카오스 상태를 표현하는 신의 모습은 특히 재미있습니다. 혼돈의 신 제강은 눈, 코, 입, 귀가 없지만 춤과 노래에 능한 신기한 형체입니다.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한 거인 반고는 최초의 생명입니다. 거인이 깨어나며 하늘과 땅이 열리지요.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은 반고는 숨을 거둔다는 것도 서양의 신화와는 차이납니다. 


반고가 죽으면서 숨결은 바람, 목소리는 우레, 왼쪽 눈은 해, 오른쪽 눈은 달... 이런 식으로 자연이 만들어집니다. 거인의 죽은 몸이 세상의 만물을 이룬 셈입니다. 이렇게 몸이 세상으로 변하는 걸 신체화생설이라고 부릅니다. 신화는 인간의 몸과 자연을 하나로 여기는 원시 인류의 생각에서 나온 거라고 합니다.





인간을 만든 태초의 위대한 신은 여와입니다. 여와는 세상의 질서를 세우고 만물을 창조한 동양 최초의 어머니 신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있었듯 여신이 먼저이고 남신이 나중이라고 합니다. 


여와는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어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흙에서 인간이 탄생하는데 왜 흙일까요.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사람의 몸과 흙이 동일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래요. 여와는 창조신, 대지모신, 고매신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며 지구 보수 공사의 달인이었습니다. 천재지변이 터지면 수습하느라 열심히 뛰어다녔다고 합니다. 모계사회를 반영한 신화입니다. 남신들과 달리 파괴적이지 않고, 생산적이고 치유적 역할을 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존중하는 동양신화의 특징을 하나씩 배울 수 있습니다. 만화로 구성된 스토리텔링과 함께 실제 남아있는 벽화, 예술품 등을 토대로 신화의 해석을 실감나게 도와줍니다. 고구려 벽화에 꽤 많은 신화 이야기가 남겨져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신화를 알게 되면 우리의 마음과 행동의 원천을 엿볼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이 불을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고, 문자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담긴 비밀은 무엇인지 흥미진진한 동양신화의 세계 속에서 동방의 역사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전래동화로만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이 동양신화에서 비롯된 것들이더라고요. 낯설기만 했던 동양신화를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어린이 교양만화 <만화로 보는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신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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