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수상한 식물도감 - 이런 모습 처음이야! 의외로 도감
사와다 겐 지음, 시라이 다쿠미 외 그림, 오승민 옮김, 스가와라 히사오 외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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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다양하고 치열하고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를 탐색해볼까요. 주니어김영사 의외로 도감 시리즈 중 한 권 <의외로 수상한 식물도감>입니다. 


익살스러운 그림과 글이 재밌어요. 식물은 그저 배경의 일부? 움직이지도 못하고 연약해 보인다? 그저 동물의 먹이일 뿐? 정말 그럴까요?


식물은 못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안 움직이는 거라고 알려줍니다. 광합성을 하면서 살아가는 식물은 일부러 먹거나 움직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대신 움직이는 것들을 이용하여 생존전략을 펼치죠.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무기와 겉모습을 가지게 된 식물 96종을 소개합니다. 너무 강해서 수상한 식물, 겉모습이 수상한 식물, 너무 과해서 수상한 식물,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수상한 식물이라는 분류도 흥미롭네요.


정보 전달에 충실한 도감 형식이면서도 그림에 포인트를 맞춰 만화책을 읽는 기분이에요. 게다가 그림도 어쩜 익살맞게, 특징을 잘 포착해 그렸는지 직관적으로 와닿습니다. 게다가 무미건조한 형식 대신 주인공 '도토리 떼구루루 군'이 수상한 식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보여주면서 스토리텔링의 맛도 살렸습니다.  


제일 사랑스러웠던 '질경이' 파트를 소개할게요. 질경이는 경쟁에서 밀려나와 밟히기 쉬운 길 위 또는 길가에 사는데 그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게 된 식물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질경이는 잎이 질겨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아무나 살 수 없는 밟히기 쉬운 길에서 버텨내려면 밟혀도 쉽게 상처를 입지 않아야 하겠죠.


이런 이야기를 그저 글로만 이야기했다면 심심했을 거예요. <의외로 수상한 식물도감>의 귀여운 그림 때문에 빵빵 터지기 일쑤고,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밟혀도 '콜록' 한 번 하고 '괜찮아~'하는 강인한 모습의 질경이. 한 번 읽으면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길에서 살며 고난을 겪는 비슷한 식물로 민들레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스팔트 틈 사이로 자라는 민들레는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입을 틀어막는 액상 고무가 분비된다고 해요. 공기와 닿으면 끈끈하게 굳기 때문에 민들레 줄기를 베어 먹은 벌레는 입이 붙어 버린다고 합니다.


소리를 감지해서 적을 공격하는 애기장대, 입술 모양처럼 생긴 요상한 생김새를 가진 소어마우스 부시, 한 번 물들면 지워지지 않는 즙이 나오는 제니팝나무, 지하 30센티미터에 꽃을 피우는 리잔텔라 가드네리 난초, 무지개색을 띠는 디글럽타 유칼리나무 등 온갖 희한한 특기를 가진 식물들이 무척 많습니다.


평생 움직이지 않아도 자손을 남기며 살아가는 식물은 동물을 먹여 살리고 지구를 푸르게 하는 고마운 존재이지요. 수동적이고 약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말 똑똑한 식물이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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