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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음 / 성안당 / 2020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25/pimg_7960121632683560.jpg)
베스트셀러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의 저자 유은정 작가의 신간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전작에서는 관계에 서툴고 어색한 이들을 위해 상처 주는 모든 관계에서 내 감정을 잘 챙겨야 한다는 심리 처방전을 내렸습니다.
타인에게 기대하고 지치기를 반복하는 사람의 곪아 터진 상처를 보듬어주는 유은정 저자인 만큼 이번에도 격하게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제목마저도 촥촥 감겨드는 이번 신간은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경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별것도 아닌데~"라는 말을 하거나 들어본 경험 있을 거예요. 이 책을 펼친 사람이라면 들어본 경험이 더 많을 수도 있을 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얼마 전 저는 우리 아이에게 이 말을 던졌더라고요. 별것도 아닌데 짜증을 부린다며 오히려 제가 더 짜증을 부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했던 말을 해버린 겁니다. 감정 착취자와 감정 피착취자를 오가는구나... 싶더라고요. 내 마음을 지키면서도 상대의 마음까지 잘 지켜주기 위해 이 책을 읽습니다.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는 자신의 무례함을 상대의 예민함으로 둔갑시키고, 자신의 배려 없음을 상대의 옹졸함으로 덮어씌우는 감정 뱀파이어에게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반대로 나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 감정을 지켜내려면 침묵과 회피는 버려야 합니다. 서로의 심리적 경계선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수식어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예민하다'는 표현입니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아닌 환경과 상황이 '예민한 상태'로 만든 그 예민함을 이 책에서 다룹니다.
너무 힘들어 관계를 포기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지내는 게 아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은 아닌지 묻습니다. 스스로 타인의 비위를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짜 자신을 소외시키는 자기소외를 해버리게 되거든요. 관계를 어떻게든 유지해 끌고 가려고 하는 대신 유은정 저자는 희망 회로를 멈추고 더 건설적인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자신의 감정 영토를 지키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상처를 튕겨내는 단단한 마음의 근육, 자존감. 자기보호 의지보다 자기처벌 의지가 강하다면 다른 사람이 쏘아대는 비난의 화살을 그대로 맞아왔을 겁니다. 자기효능감을 높여 자존감을 세우라는 걸 이해하고는 있어도 여전히 잘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적 자존감보다 외적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써보라고 조언합니다. 자존감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사선택해 나가는 힘이라고 해요. 좋은 선택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지는 삶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25/pimg_7960121632683561.jpg)
한번 상처 입은 감정은 제대로 치유하기 전까지 계속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스스로가 뒤끝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면 해결하지 못한 감정 때문이라는 걸 알아채야 합니다. 감정 자존감을 높여야 합니다. 내 감정에 전복당하지 않고,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신념이 생기게 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일련의 감정을 느끼고 나서 그것을 표현하는 것까지가 감정 활동이기에 잘 표현하는 방법도 조언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해봤자 안 돼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면, 그래서 안 되는 거라는 따끔한 일침도 놓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자립을 못한 이들에게 성장과 용기를 주는 심리 테라피가 이어집니다. 우울감, 불안감,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진 말자고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을 위한 발걸음입니다.
'별 생각없이 말한 거야', '농담한 것 가지고 왜 그러느냐' 하며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일을 서로가 겪지 않도록 감정의 영토를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책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직장 생활,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서 심리적 경계선을 지킬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