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대 생각의 시대 1
김용규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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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미래 인재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능력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능력들을 기를 수 있을지 숱하게 고민해왔을 겁니다. <생각의 시대>가 해법을 제시합니다.


대중적 철학 교양서로 유명한 김용규 저자의 책 중에서 <설득의 논리학>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 책도 언젠가 읽어봐야지 했었답니다. 2014년에 출간되었다가 수정 보완한 개정판이 마침 이번에 출간되었길래 읽었습니다.


<생각의 시대>에서는 인류 문명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살펴봄으로써 문명 구축의 결정적 역할을 한 생각의 도구를 이야기합니다.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라는 생각의 도구들이 탄생했던 고대 그리스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날은 정보와 지식이 폭증하는 시대입니다. 이제 지식은 검색의 대상이 되어 지식이 정보가 된 상황입니다. 지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지식의 수명도 짧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법은 먼 데 있지 않습니다. 김용규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들과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이 묘하게 닮았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축의 시대, 호메로스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 약 400년에 걸쳐 개발한 5가지 생각의 도구를 오늘날 되새겨봐야 할 이유입니다.


그리스인들의 생각의 역사 속 결정적인 사건들을 살펴보면서 생각의 도구들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소개합니다. 그저 과거를 살펴보는 게 다가 아닙니다. 철학, 고전학, 역사, 문학,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 등을 통해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들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지금 우리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정신에서 일어나는 첫 번째 현상인 범주화와 범주화된 개념들이 블렌딩된 혼성. 이 두 가지는 모든 생각이 태어나 자라는 모태입니다. 이것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1차적 생각의 도구입니다. 생각 이전의 생각의 도구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성적 사고가 시작된 그리스 문명에서는 생각의 보편화가 이루어집니다. 그 시작이 보편적 인간의 원형을 보여준 호메로스의 이야기입니다. 개별적인 사실에서 보편적인 법칙을 이끌어내는 사고가 형성된 겁니다.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생각의 도구들. 5가지 생각의 도구는 우리의 사고와 언어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학문과 예술, 일상생활에서 어떤 역할들을 하는지 하나씩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고와 언어의 근간인 은유, 우리가 당면한 크고 작은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원리, 우리의 정신 안에 세계와 그의 질서를 구성하게 하는 비판적 사고를 하게 하는 문장, 질서와 패턴을 만드는 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수사까지 5가지 생각의 도구는 문명의 본질입니다.


정보와 지식은 언제나 검색할 수 있지만,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은 오직 머리 안에 든 뇌에서만 생성됩니다. 우리 삶에 진정 필요한 것임에도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생각의 도구들을 간과하고 삽니다. <생각의 시대>는 남다른 발상과 아이디어를 구하는 우리들에게 인류 문명을 창조한 동력에서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5가지 생각의 도구는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적 생각의 도구입니다. 학습에 의해 익힐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일상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생각의 시대>는 아이들도 쉽게 익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어 교양과 자기계발 두 가지를 다 잡은 책입니다.


소설을 읽다가 작가 앓이하며 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내려가는 경우는 흔한데, 교양 인문서를 읽으면서 전작주의 마음먹게 하는 저자입니다. 연작으로 <이성의 시대>, <융합의 시대>를 구상, 집필 중이라니 출간되면 깔맞춤해서 꽂아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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