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개정증보 2판) - 복잡한 세상 명쾌한 과학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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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벌써 20년이나 된 책이라고요?! 언제 첫 만남을 가졌는지 가물거릴 정도인데 도서관에서 읽고 과학책이 이렇게 재미있게도 나오는구나 신기해했던 기억은 납니다. 중고등학생 아이들이 읽을만한 과학책으로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사랑받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10년 전 개정증보판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그동안 바뀐 내용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해 20주년 기념 개정증보 2판으로 새 옷 입고 나왔습니다. 이쯤 되니 10년 후가 벌써 기다려지네요.


과학 콘서트라는 제목에 걸맞은 센스 있는 목차, 본문 상단에 그 주제를 표현하는 앙증맞은 아이콘이 배치되어 디테일까지 신경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사실 대학생과 일반인을 위해 쓴 책이라는데, 중고등학생들에게도 무척 인기 있는 책이 되었죠.


"물리학적인 사고와 관점으로 복잡한 사회 현상을 용기 있게 대면해 보아요."라는 저자의 멘트처럼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는 인간 사회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라고 하는 이야기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말 정말 참일까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어쩜! 이런 것도 과학에서 다루는 거구나 싶어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작된 케빈 베이컨 게임은 정말 3~4단계만으로 연결되는 걸 증명하고 있어 신기했어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는 잘 짜인 네트워크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은 많은 변수가 있어 딱 맞아떨어지진 않는다고 합니다.


에이, 싱겁잖아! 그런데 이 규칙의 의미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이게 포인트죠. 어쨌든 생각보다 우리의 세상은 작은 세상이라는 것. 저자는 '작은 세상 이론'이 공학적 설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예측을 합니다. 몇 가닥의 무작위 연결만으로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감염과 질병 발병에 취약한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이처럼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모두 살펴보고 있어 독자들의 열린 사고를 유도합니다.





복잡계 물리학자인 만큼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것 중에 하나는 카오스 시스템과 프랙털입니다. 음악, 미술, 의학, 경제 등 인간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카오스 시스템을 깨닫는다면 정말 세상이 달라 보일 거예요.


카오스 시스템은 결정론적 시스템과 무작위적인 시스템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제적이지도 않은 반면 자유로울 수도 없는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 불균형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는 파레토 법칙과 그에 맞서는 롱테일 법칙을 이야기하며 더 깊게 들어갑니다.


어쨌든 카오스 시스템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구조가 끊임없이 전체 구조를 되풀이하는 프랙털 구조를 가지고, 자연의 리듬과 닮았습니다. 심장 박동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카오스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식 시세에도 그 안에 법칙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룹니다. 카오스 시스템은 불규칙하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적응하는 시스템입니다.


학문적으로 새롭게 발전한 내용들을 10주년 개정증보판에서 한 번 커튼콜을, 이번에 두 번째 커튼콜을 선사합니다. 첫 번째 커튼콜에서는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의 약진으로 주목받은 이슈를 소개했고, 두 번째 커튼콜에서는 뇌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과정을 복잡계 현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빛났던 시기의 과학적 이슈를 들려줍니다.


최근 10년 동안은 창의력, 혁신이란 말을 정말 숱하게 들었는데요,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과학적으로 살펴본 이야기가 나옵니다. 혁신이 탄생하는 과정의 본질에 집중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알쓸신잡 시즌 1에서 이순신의 숨결을 계산하던 재승쌤은 이 책에서도 산타클로스의 어벤저스급 능력을 계산하며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그러고 보니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도 알쓸신잡처럼 여러 분야를 드나들며 새롭게 보는 눈을 선사하고 있으니, 20년 전부터 재승쌤만의 알쓸신잡은 이미 시작되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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