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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 바이러스의 습격, 무엇을 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을 선언합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마비된 상황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출범 후 대유행성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역사적으로 스페인 독감, 콜레라 등 전 세계 인구의 생명을 위협했던 전염병의 유행이 있었고, 우리나라는 최근 메르스 사태를 겪기도 해 낯선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사실 이번 코로나19도 쉽게 통제 가능할 거라 믿었었는데, 이렇게 일상 멈춘 상태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이 지구상 모든 대륙에서 유행하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국경, 인종 관계없이 팬데믹 현상이 발생되는 오늘날 우리는 어떤 대응 전략이 필요할까요. 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수,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세계보건기구 WHO 정책자문위원인 홍윤철 저자는 메르스를 겪으며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의 결실을 <팬데믹>에 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현 시국이라 저자의 이야기는 더욱 와닿습니다.
책 <팬데믹>에서는 역사 속 전염병을 살펴보며 감염성 질환의 근원적인 이유를 들여다봄으로써, 바이러스의 습격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사회, 경제, 인류 생존에 필요한 팬데믹 생존 해법을 살펴봅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병원균이 체내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는 감염병 중 쉽게 전파되어 유행을 일으키는 질환을 전염병이라고 합니다. 인구 수도 많지 않고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아서 교류가 거의 없던 시대에는 사람 간 전염병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정착, 집단생활, 가축 등 농업혁명을 거치며 질병의 탄생을 초래합니다.
페스트, 천연두, 콜레라,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와 인류의 상호 간 전략의 역사를 살펴보면 결국 인간 활동에 의한 생태학적 균형의 교란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대부분 동물을 숙주로 하는 세균에서 비롯된 전염병이었음에도 인간을 새로이 숙주로 삼아 번성하면서 일이 커집니다. 인간이 전파에 안성맞춤인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퍼진 사례를 보면 제국주의 정책으로 전쟁 또는 무역으로 인해, 산업혁명 이후 온갖 질병의 무대가 된 도시화로 인해 창궐되었습니다. 수많은 전염병의 역사를 겪은 우리는 사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게 되었고,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노력을 시도하며 공중보건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게 됩니다.
이제는 기후 변화 문제가 더해져 우리가 알 수 없는 새로운 질환을 야기할지도 모릅니다. 그와 동시에 생활습관 변화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만성질환이 전염병 유행 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문제도 등한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화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전염병에서 숨을 곳은 없어졌습니다. 한 번 발생하면 곧바로 세계적인 유행으로 발전합니다. 이제 팬데믹 현상은 세계적 수준의 질병 대응 전략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지구적 차원의 질병 극복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할 이유입니다.
홍윤철 저자는 건강한 도시 '하이게이아 (영국 의사이며 위생학자였던 벤자민 리처드슨이 런던 콜레라 유행 이후 1875년에 언급한 상상의 위생도시)' 만들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도시 구성원의 건강은 곧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 요소입니다. 개인과 공동체 간의 관계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를 강조합니다. 지금까진 개인의 일탈을 막기 위한 법과 제도로 사회를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사회구성원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과학기술 위주 의료에서 사람 중심의 의료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도 무척 많습니다. 현재와 같은 긴 업무 시간에서는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어렵고, 물과 공기 같은 도시 공유 자원, 사회적 네트워크, 공정한 의료 서비스 문제 등 사람들이 사는 도시가 건강해지려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자가격리 및 동선 공개, 부족한 병상에서 우선순위 결정, 재난기본소득 지급, 온라인 개학 등 여러 측면에서 전염병에 대처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실천 중입니다. 이번 일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경험하는지, 어떻게 질병을 생산하고 전염되는 조건을 만들어내는지 뼈저리게 실감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활이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은 앞으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과 공동체 모두 건강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전염병의 역사를 넘어 팬데믹 생존법을 고민하고 여러 가지 방향을 제안한 홍윤철 저자의 <팬데믹>.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의 기반이 될 건강한 사회의 조건들에 귀 기울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