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권리 - 이유 없이 상처받지 않는 삶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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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일레인 N. 아론 저자의 책 <사랑받을 권리>. 민감함을 결함이 아닌 잠재 능력으로 바라본 전작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도 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번 책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내면 깊숙이 스스로 가치 없다고 느끼고 평가하는 '못난 나 (Undervalued Self)' 심리 기제를 다룹니다.


내면의 '못난 나'는 과소평가된 나입니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걸 자신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테고, '못난 나'를 알지 못한 채 다른 문제가 불거져 헤매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가테스트를 통해 '못난 나'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면 불안, 우울, 수줍음이 '못난 나'로부터 기인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못난 나'는 모든 심리 문제의 뿌리라고 합니다. 선천적 성향과 과거 좌절 경험이 합쳐진 '못난 나'는 낮은 자존감이라는 문제를 낳습니다. 이럴 땐 긍정적 사고, 자기긍정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합니다. <사랑받을 권리>에서는 '못난 나'를 조목조목 파헤쳐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고집불통인 '못난 나'를 통제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심리 기제 '못난 나'를 치유하는 데 있어서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과 비교하는 순위 매기기와 연결의 안정감을 받는 관계 맺기를 오가는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보통 순위 매기기는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건강한 경쟁처럼 순위 매기기도 우리 삶의 일부이고 유익한 점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사랑받을 권리>에서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의 차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는 서로 얽혀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는 불균형 상태라면 문제가 생깁니다. 충만했던 열정과 에너지, 자신감이 사그라지면 자신의 가치를 저평가하게 됩니다. 불안과 수줍음이 순위 매기기에서 비롯될 경우 '못난 나'를 살찌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해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보호막을 치기 때문에 이를 잘 깨닫지 못합니다.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해온 나도 몰랐던 방어기제들은 내가 어떻게 감정을 회피하는지,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최소화하기, 외부 요인 탓하기, 경쟁에서 빠지기, 과도하게 성취하기, 부풀리기, 투사하기로 나타나는 방어기제들을 하나씩 이해하면서 가능한 한 많이 버리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게 불안감을 떨쳐내고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천적 연습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습니다.



'못난 나'를 키운 과거의 트라우마가 무엇인지도 파헤쳐 보도록 이끕니다. 우리 인생에 어느 정도의, 또 어떤 유형의 트라우마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일은 '못난 나'를 치유하기에 앞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보통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리면 문제 해결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저자는 '관계 맺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순위 매기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 기술이지만, '못난 나'를 치유해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순위 매기기를 관계 맺기로 대체하는 스위치 전환에 관한 기술을 알려줍니다.


본능적인 방어 반응을 놓아버릴 수 있도록 자아와 대화하는 '적극적 상상' 기법을 소개합니다. 카를 융이 처음 개발한 이 기법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저항이 생기기도 할 테지만 내면의 순진무구한 자아를 알아가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사랑받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겐 상처 주는 이들은 낮은 자존감, 관계의 상처라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네가 하는 일은 엉망진창이야.", "다 네 잘못이야." 같은 내면의 비판자에게 휘둘리지 않는 삶을 바랄 겁니다. 비판하는 의도는 인정하되 더 나은 방식으로 조언하는 <사랑받을 권리>는 '못난 나'의 지배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들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인간은 서로 관계 맺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또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경쟁을 즐기며, 권력을 추구하는 존재다. 무엇보다도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다." - 사랑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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