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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자가 세다고요? - 나답게 당당히 살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사주명리학
릴리스 지음 / 북센스 / 2020년 1월
평점 :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은 사주가 여자가 갖고 태어나면 아깝다? 기존의 성차별적인 명리학에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책이 나왔습니다. 남성, 이성애 중심의 전통 명리학 해석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사주 상담을 하는 페미니스트 명리학자 릴리스의 2030 여성들과 성소수자들을 위한 사주명리학 <내 팔자가 세다고요?>.
요즘은 만세력 앱으로 사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릴리스 저자가 추천하는 앱을 통해 저도 사주를 세워봤는데요. 요상한 한자가 가득, 해석 불가 ㅋㅋ. 앱에서도 해석을 따로 해주는 건 아니고, 생년월일시를 입력해 사주를 세우는 것까지입니다. 자신의 사주가 어떻게 세워지는지 기본 원리를 이 책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명리의 기본이자 만물이 성장하고 소명하는 기운을 상징적으로 도식화한 이름인 음양오행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 책입니다.
<내 팔자가 세다고요?>는 자신의 사주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읽다 보니 운명학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우울증이 쉽게 오는 사주인데 생활패턴마저도 우울감을 증폭시키는 활동을 하면 폭망하듯, 타고난 약점(기질)을 받아들여 그것에 걸맞은 삶의 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지게 합니다.
부족한 것에 집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약점을 노력으로 보완하는 것은 권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고난 성향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을 장기적으로 해야 하는 건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과 남성을 각각 다르게 적용시키는 성차별적 해석이 난무한 기존 명리학 해석. 같은 기질이라도 남성에게는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장점으로 설명하고, 여성에게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면서 성격의 단점인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여자 우습게 아는 사주는 없으면서 남자 우습게 보는 사주는 왜 많은 걸까요. 남성에게 기가 세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지난 5천 년 가부장제 역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 사주, 여자 사주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건만 성차별적, 이분법적, 이성애 중심적인 명리학이 이어져 왔습니다. 수많은 작명법에도 성차별은 존재합니다. 성별에 따라 한자가 달라지는 성명학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사주란 자신이 갖고 태어난 운명의 큰 틀에 불과하다. 밑그림은 그려져 있지만, 작고 세밀한 그림은 매순간 내가 내린 선택에 의해 내가 채워 넣어 완성하게 된다." - 내 팔자가 세다고요?
매순간 개인이 자유의지로 내리는 선택에 따른 결과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타인의 서포터즈로서 존재하는게 아닌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을 살도록 조언하는 <내 팔자가 세다고요?>. 사주보다 더 중요한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명리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저도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미신처럼 받아들인 이들에게도 명리학의 올바른 이해를 도와주고, 사주를 어떻게 세우고 해석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전체적으로 이해하면서 사주의 의미를 되새겨보는데 큰 도움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