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독자로 하는 문화 무크지 <언유주얼 an usual> 5호는 발라드를 주제로 김연수 작가, 김초엽 작가 등 다양한 필진의 이야기와 이미지로 발라드 감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유주얼 매거진의 독특한 코너 중 하나인, 인터뷰이에게 가상의 설정을 부여해 질답을 주고받는 페이크 인터뷰 코너에서는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라이브의 황제 가수 이승환과 관련해 즐거운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 첫 콘서트 관람이 이승환 콘서트였던지라 저한테도 의미있는 가수여서 더 반갑네요.
발라드는 가장 흔한듯하면서도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는 장르이기도 하죠. 설렘, 따스한 감성, 절절함... 같은 달달하면서도 애절한 감성 이미지로 다가오는 발라드. 인생에 한 번쯤은 발라드가 자리 잡은 시기도 있지 않나요.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가치를 지향하는 언유주얼의 주제로 잘 어울립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파릇파릇했던 시절에도 무한리플하며 애수에 푹 절어 발라드만 듣던 나날들이 기억나네요. 그때는 어쩜 그렇게 감수성이 흘러넘쳤을까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살다 보니 여유롭게 음악을 듣는 행위조차 점점 멀어지곤 있지만 그래도 행복, 이별, 사랑을 노래하는 발라드는 언제 마주해도 꽂히는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록을 좋아한다고 싶었는데 들여다보니 결국 록 발라드였고. '어차피 애창곡은 발라드'라는 부제에 공감하게 됩니다.
소설, 시, 에세이, 만화로 만나는 발라드 이야기. 이별 노래만 가득 채워진 시디의 추억을 이야기한 임성순 작가, 발라드 유행 현상의 원인을 알아내려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준 김초엽 작가, 정통 발라드와 록 발라드 그리고 노래방에 대한 단상을 들려준 박창선 저자의 에세이도 공감 포인트 가득합니다.
"이별 노래는 이용당한 거야. 공작새 깃털 같은 거지. 이별 노래를 멋지게 부름으로써 새로운 사랑을 갈구한다고 해야 하나." - 언유주얼_김초엽_애절한 사랑 노래는 그만
예술 작품과 발라드를 관통하는 관계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한 김효진의 작품들, 썸 타기에 종종 등장하는 캔커피 이야기로 웃음을 준 김신철 저자의 글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발라드 이야기, 그리고 로맨스를 부르는 트렌드 컬러에 관한 신스타 신우식의 글처럼 패션 분야까지 언유주얼에 등장해 신선 가득하네요.
브랜드에서도 발라드 감성을 찾아냅니다. 컨버스 브랜드가 올해 111살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발라드처럼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을 들려준 차상우 저자의 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김연수 작가의 짧은 소설이 이번 언유주얼에도 실렸지만, <청춘의 문장들> 에세이에 수록된 「그 그림자, 언제나 못에 드리워져」 이야기가 이번 발라드 주제와 딱 어울리기에 특별히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에 중요하게 삽입된 노래 <요코하마 블루스>의 의미와 김연수 작가의 글에 등장한 애창곡의 접점을 살펴보게끔 소개해준 언유주얼 덕분에 더 풍부한 감상이 탄생됩니다.
흔한 발라드도 개개인의 삶에 스며들었을 때 특별해집니다. 뻔한 듯한 주제를 시선을 확장해 뻔하지 않게 보여준 다양한 글 덕분에 하나의 주제로 문화 속에 스며든 발라드 감성을 훑을 수 있었습니다.
인싸를 주제로 한 1호를 시작으로 현재 5호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를 끌어안는 매거진 언유주얼. 이미지와 이야기의 조화 속에서 요즘 중요하게 떠오른 이슈이든, 의식하지 못한 채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주제를 짚어내 공감 포인트를 끄집어냅니다. 오늘은 더 쌀쌀해졌네요. 이불 속에서 갬성충만한 발라드나 실컷 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