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로마 아그라왈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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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학진흥회(AAAS) 2019 올해의 과학책에 선정된 흥미롭고 재미있는 건축 이야기 <BUILT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런던의 랜드마크가 된 더 샤드(The Shard) 설계에 참여한 구조공학자 로마 아그라왈이 들려주는 경이로운 구조공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길, 터널, 다리, 고층건물 등 건축물로 둘러싸인 세계.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복잡한 기술의 결정체인 건축물에 담긴 비밀을 과거와 현재의 건축물 역사와 함께 소개합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건축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학이 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숱한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야망이 판단력을 흐려놓은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강의 다리 사례, 비행기 충돌 때문이 아닌 뒤이은 화재 때문에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사례 등 땅 위에 굳건히 설 수 있는 구조를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을 짚어줍니다.

 

중력, 바람, 지진, 화재 등에 무너지지 않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 하나하나를 알게 될수록 건축물에 대한 경외심이 생기게 됩니다. 높고 가벼운 건축물을 짓는 현대에선 타이베이101의 거대한 강철 추 구조처럼 태풍과 지진,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규모 7.6 지진이 강타해서 큰 피해를 본 멕시코에서 토레 마요르 건물의 거주자들은 지진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을 수준으로 만든 진동감쇠장치도 있습니다.

 

구조공학자와는 젠가게임을 하지 마라. 어떤 블록을 빼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건축물에서 어떤 부분을 빼야 무너지지 않을지 말이다. - 책속에서

 

 

 

건축 재료의 과학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자연이 제공하는 재료의 기본 특징 그대로 이용해왔다면 이제는 기술 혁명이 더해졌습니다. 강철이 탄생한 덕분에 우리가 아는 고층 파라다이스 시대가 열렸고, 효율적인 재료를 사용해 공학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고대와 현대의 벽돌 만드는 방법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현대인에게 익숙한 콘크리트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콘크리트는 현대 도시의 상징처럼 다가왔었는데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의 거대한 콘크리트 돔은 상상 그 이상이었어요. 철근을 사용하지 않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콘크리트 건축물입니다. 이제는 기술 발전으로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도 발명되었으니 미래의 재료로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 최초로 높이 1킬로미터 건물 건설이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타워처럼 혁신의 토대 위에서 고층건물은 더욱 발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위쪽으로만 시선을 향했다면 이제는 아래로 눈길을 돌려보세요. 우리 발아래에는 지하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수조, 하수도 등 지하를 통해 인간과 지상 세계를 유지 가능하도록 해주는 중요한 시설물들이 가득합니다.

 

구조공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다루지만, 로마 아그라왈 구조공학자의 설명은 교양과학서로 누구나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이해됩니다. 어려운 용어가 가득한 글로 설명하지 않고 쉬운 비유법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공학, 건축 분야 여성들의 멘토가 된 로마 아그라왈 구조공학자에게도 우상이 있습니다. 뉴욕의 상징인 브루클린 다리를 만든 에밀리 워런 로블링입니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도 차별이 있던 그 시대에 결국 해낸 에밀리의 가치를 알리며 이 직종에서 소수에 속한 여성들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이제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인도교가 개통되었을 정도로 슈퍼 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겁니다. 겉으로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디테일들을 조금씩 알아나가다 보니 숨겨진 공학으로 가득한 이 세계에 대한 감상이 또 다르게 다가오네요.

 

읽는 내내 구조공학자로서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로 건축물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로마 아그라왈의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수많은 창의적인 방법이 녹아든 건축물 이야기, 생생하게 접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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