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교실 - 10대를 위한 경제 이야기
다카이 히로아키 지음, 전경아 옮김, 이두현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20년 넘게 경제 전문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세 딸을 위해 쓴 경제 소설 <돈의 교실>. 읽는 내내 이 내용이 이렇게 쉽게 이해되는 거였다니! 놀라워했던 게 여러 번.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0대부터 돈알못 어른들까지 금융 경제 학원 드라마물이라는 요상한 장르에 흠뻑 빠져들 겁니다. 아마존 킨들판으로 전자책이 입소문 나면서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위 등극, 이렇게 단행본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용돈 받으며 생활하는 평범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 준. 그리고 부동산, 사채업 등으로 부를 이어온 집안의 딸로 일찌감치 경제관념은 있지만 부모님의 사업에 불만이 많아 가족관계가 좋지 않은 미나. 중학교 2학년 준과 미나는 고민 많은 10대 청소년이면서 각각 서민과 부자를 표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뜬금없이 생긴 주산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둘. 정체불명의 미스터 골드맨 선생님에게서 돈을 손에 넣는 여섯 가지 방법을 배우는데, 그 여정이 잘 짜인 스토리 덕분에 딱딱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세상 이치를 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손해 득실. 주판알을 튕기는 대신 손익계산을 주제로 공부하겠다며 '나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월급 '버는' 관점으로 접근하기도 하고, 유괴 당했을 때의 몸값, 유산 상속분 등 나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가운데 돈을 얻는 방법 세 가지가 자연스레 등장합니다. 번다, 훔친다, 받는다. 그리고 빌린다, 불린다. 그렇다면 마지막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돈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돈의 교실>에서 확인해보세요.

 

번다와 훔친다부터 시작합니다. 이 둘의 경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풀어내는 과정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번다 vs 훔친다는 단순하고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 같아 사실 평소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인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애매모호한 경계에 걸쳐 있는 것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스터 골드맨은 리먼 사태를 통해 간결하면서도 쉽고 흥미진진하게 들려줍니다.

 

받는다의 개념도 쉬운 줄 알았는데 파고들수록 번다 개념과 구분하려니 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번다, 받는다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지 GDP,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와 복지 등 정치 사회 및 경제 구조까지 연계해 설명이 나옵니다. 용어만 들어도 딱딱해 보이지만, 실제로 읽으면 이보다 명쾌한 설명은 없다! 소리가 절로 나오니 걱정 마세요.

 

빌린다, 불린다의 개념은 미스터 골드맨 선생님이 준과 미나에게 돈을 빌려주며 직접 경험해보게 합니다. 소비 습관과 경제관념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습니다. 버는 행위가 뒷받침되지 않는, 갚을 길 없는 무리한 빚을 피할 수 있도록요.

 

리스크를 지고도 투자하는 것은 '번다'에 해당하지만, 부동산과 사채업 등으로 일군 집안 사업에 불만 많은 미나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 불편함의 정체는 경제적 불평등, 빈부의 격차 등과 연계되어 설명됩니다.

 

 

 

 

<돈의 교실>은 돈을 얻는 세 가지 기본 방법인 번다, 받는다, 훔친다가 어떻게 다른지, 불린다와 빌린다에 머물러 있는 보이지 않는 손, 필요악과 불필요한 악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정리해나갑니다. 이 모든 것이 10대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읽어야 할 내용입니다.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스토리를 더욱 맛깔스럽게 합니다. 초등학교 딸들을 위해 쓴 이야기이니까 재미없게 썼다간 외면당했겠죠? 경제와 돈의 구조를 명쾌하게 알려주는 <돈의 교실>. 돈을 얻는 여섯 가지 방법의 마지막 여섯 번째 방법은 무엇인지 그 여정에 동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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