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살짝 비켜 가겠습니다 - 세상의 기대를 가볍게 무시하고 나만의 속도로 걷기
아타소 지음, 김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감, 외모, 성격에 대한 콤플렉스는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그 깊숙한 근원에는 '여성성'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회가 요구하는 여자다움에서 벗어난 저자 아타소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스스로 못난이라고 말하는 아타소 저자. 어머니로부터 들은 못난이의 저주는 평생의 상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신감이 결여되었기에 칭찬과 격려를 들어도 진심으로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상처는 회복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처가 더 퍼지길 원하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여기서 멈추기를, 더 크게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저자는 노력을 하기 시작합니다.

 

월급을 모은 돈으로 지독한 콤플렉스인 피부 치료를 하고, 체중 감량을 조금 해내 원하는 체형으로 유지했습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거나 연애와 결혼이 잘 안 풀린다고 고민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글로 트위터에서 핫한 아타소 저자의 에피소드는 '못난이' 여자로서의 자격지심도 아니고 여자다움의 기준선 안에 들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의지로 하나씩 없애나가는 것의 의미는 지금의 콤플렉스에 덜 신경 쓰겠다는 의미입니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실제로 엄청난 심적 변화를 맞이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여자이면서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 사회가 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어쩌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사회의 여자다움 저주에서 우리는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남자들의 호감을 얻는 능력으로 변질된 '여자다움'. 선머슴 같다느니, 여자답지 않다느니, 수수께끼 같은 칭찬인 털털하다느니... 이런 말들은 세상의 일반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이에게 주어지는 말입니다. 남자들의 호감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내 인격과 나만의 여자다움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계속 피하기만 했다는 걸 깨닫기도 하면서 여전히 자립하는 삶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저자는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로 살아왔음에도 그런 것치고는 인생에 대한 후회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직감, 충동,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하고 행동하는 편이지만 결국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했기에 그렇습니다.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저자는 얼굴, 몸매, 화장 등의 이야기는 질색합니다. 대신 가방, 옷 같은 취향을 칭찬하는 건 반깁니다. 외모와 상관없는 것들은 그야말로 개인의 센스가 드러나는 것이니까요. 평소 내가 무심코 한 칭찬도 되돌아봅니다. 남자에게든 여자에게든 어떤 점을 두고 칭찬을 했는지 뜨끔하게 됩니다.

 

아타소 저자의 사고방식을 담은 <저는 살짝 비켜가겠습니다>는 세상의 기대가 정말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면밀히 살펴볼 기회가 됩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사람은 나인데, 내 행복이 다른 것에 의해 좌우되는 인생이라니.

 

사회가 말하는 여성성에 부합하고자 애쓰고 고민한다면 읽어보세요. 천편일률적인 여자다움의 기준에서 벗어나있는 아타소 저자의 사례가 극히 드문 예외일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