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독서 수업 - 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 저학년 독서의 모든 것
한미화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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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차곡차곡 쌓여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치관에 따라 우리가 감동받고 재미를 느끼는 지점은 저마다 다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호불호가 갈리는 어른들처럼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겐 획일적으로 적용하진 않았을까요. 어른도 읽기 싫은 필독서를 아이들에게 강요하거나, 시기별로 반드시 읽어야 할 리스트를 쟁여두진 않았는지요. 어른도 재미없게 느껴지는 책이 있고, 독서 생활이 착 붙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도 그렇다는 걸 자꾸 잊게 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겐 스크린 안의 세상이 훨씬 재미있는데 말이죠.

 

 

 

7~9세 초등 저학년 독서의 모든 것을 다룬 <아홉 살 독서 수업>은 책 자체보다 책을 둘러싼 환경과 경험에 부모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책입니다. 읽기 귀찮고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이자 함께 읽는 동반자로서 말이죠.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 <다시 책으로>에서도 나왔듯 후천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읽기 능력. 하지만 자발성 없는 반복 독서교육으로 인해 읽는다는 행위가 또 하나의 공부처럼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책에 관심 없고 안 읽는 아이는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일단 책이 재미없어서입니다. 그렇다면 재미는 어디서 길어올려야 할까요.

 

스크린 밖 세상에 심드렁한 아이들에게 독서가 즐거운 경험이 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홉 살 독서 수업>은 어떻게 해야 '즐거운 경험'이 되는 독서를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능동적 몰입을 위한 환경 만들기, 일상과 책을 연결하는 방법, 읽기가 서툰 아이를 위한 훈련법 등 독서교육에 대한 기본 이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읽기 능력에 관해 무척 와닿는 설명이 있습니다. 어른도 영어 공부할 때 알파벳 안다고 해서 영자 신문, 영문 소설을 술술 읽어내려가지 못하는 것에 비유하는 설명이었어요. 아이가 한글을 안다고 책 읽어주기를 관두거나, 아이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부모에게 일침을 놓습니다.

 

 

 

한미화 저자는 책이 재미있다는 긍정적 경험이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필독서만을 강요하거나, 독서를 숙제 검사하듯 하거나, 깊이 있는 독서에 안달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책의 재미를 느끼는 게 우선이라고요.

 

저도 아직 편독이 심하고, 읽을 의지조차 없는 분야가 많지만 이것 역시 책에서 재미를 느끼고 어느 정도 독서 확장이 이뤄졌을 때에나 생각해봄직한 것들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재미라는 경험을 안겨주는 게 먼저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학습만화의 유용성, 자극적 소재에 대한 논쟁, 권장도서 논란 등 일반적인 독서교육 책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와 의견도 한미화 저자의 사례로 접목해 술술 풀어냈습니다.

 

부모도 어린이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책 속 아이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은 곧 현실의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는 것을요. 그림책, 어린이책 읽기의 본질을 알아갈수록 모든 세대가 함께 읽어야 할 어린이책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저자의 전작 <아이를 읽는다는 것>도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획일적인 읽기 수준과 독서 능력 기준에 매몰되지 않고, 내 아이가 평생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모의 올바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어린이책 평론가 한미화 저자의 책 <아홉 살 독서수업>.

 

한글을 읽을 줄 안다고 드디어 책 읽어주기에서 해방되었다며 좋아하는 건 조금만 더 뒤로 미루세요. 독서 이탈이 가속화되는 시기, 초등 저학년의 독서교육에 관한 조언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숙제로 만들지 않는 독서 경험을 함께 발견해나가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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