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20대~70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가진 섹스라는 숙제. 성적 수치심부터 불만족감, 결핍 등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것에서 자유로워지길 응원하는 에이미 조 고다드의 책 <섹스하는 삶>.
"우리의 섹슈얼리티는 우리의 영혼이다." - 책 속에서
'따르도록' 사회화된 여성. 성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 스스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를 제약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결핍된 채 방어적이 된 여성들. <섹스하는 삶>은 자신의 욕망을 파악하고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성소수자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권리를 수치심, 죄책감, 두려움, 편견으로 뒤덮고, 성애화된 이미지가 만연한 사회에서 성적 주체성은 뒤틀리게 됩니다.
<섹스하는 삶>의 목표는 성적 임파워먼트를 확보하는 것에 있습니다. 성적으로 무지했고 열정만 가득했던 시절을 거쳐 성에 관한 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많은 여성들에게 성에 대한 건강한 조언을 들려줍니다. 모든 것을 알고 완벽한 상태가 되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 몸은 나이를 먹습니다. 내 몸에 맞춰 평생 배워나가야 하는 주제입니다.
상대방 역시 성에 대한 언어의 부재, 소통의 결여가 낳은 희생자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희생자로서의 정체성은 벗어나야 한다고 독려합니다. 더 이상 되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모습, 낡은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도록 격려합니다.
적합하지 않은 건 놓아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방어하고 있던 것들, 나를 억누르고 있는 것들을 내보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별, 이혼, 배신 등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는 저마다의 성적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자아 인식과 자아 성찰을 통한 치유로 이어지게끔 합니다. 이쯤 되면 이 책이 '섹스'를 주제로 하는지 내 자아를 다독이는지 헷갈립니다. '섹슈얼리티는 우리의 영혼'이라는 말이 진정 와닿습니다.
욕망이란 단어에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보세요. 최악의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욕망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욕망에 대한 이해 부족이 낳은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섹스는 본능적으로 다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몸에 대한 경험과 쾌락의 추구가 가지는 중요성을 무시한 채, 무엇을 해야 할지 저절로 알게 된다는 문화적 선입견은 헛발질만 하면서 스스로 성에 대해 알아내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냥 원래 그런 거라는 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다른 분야는 그토록 성장하라고 하면서 왜 성적 삶은 쏙 빼놓는 걸까요. 일그러진 욕망에 의한 것이 아닌, 성적으로 충만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는 책 <섹스하는 삶>. 나 자신의 취약성을 살피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