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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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을 사는 연인을 둔 러브스토리 소재라는 걸 오픈하고 진행하는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애절한 연애소설의 뻔한 시퀀스를 짐작한다면 반만 맞아요. 영화로도 만들어진 전작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이 알음알음 극찬 받은 전적을 생각하면, 이번 소설도 뻔함을 상쇄시키는 요소들이 꽉 들어차있습니다.

 

미용사 아리아케 미사키와 사진사의 꿈을 가진 아사쿠라 하루토. 가장이 된 오빠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노력하며 달려온 미사키는 꿈을 향해 한 발짝씩 차근차근 발돋움 중입니다. 사진을 좋아하지만 힘든 어시스트 생활을 못 견뎌내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는 하루토는 여전히 갈팡질팡인 상태입니다.

 

 

 

스물넷, 스물다섯 그들의 사랑은 시작부터 파란만장합니다. 짝사랑하는 미사키를 보러 언제나처럼 미용실에 간 하루토. 이번에야말로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맘먹었습니다. 하루토는 너무 빨리 져 버리는 벚꽃을 싫어하지만, 주말에 벚꽃 절정이 지나면 벚꽃 구경 핑계도 못 대니 타이밍이 관건!

 

그러다 서걱~ 귓불이 잘려버리는 사고가 생깁니다. 다행히 잘 조치는 되었지만, 사고에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미사키에게 그 틈을 노려 데이트 약속을 받아냅니다. 귓불을 내어주고 얻어낸 데이트여도 하루토는 두근두근, 데이트할 생각에 날아갈 듯 기쁘기만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작가로 알고 있는 미사키에게 솔직히 고백하는 하루토. 꿈을 포기한 모습을 보인 스스로를 자책하며 "당신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던진 후 연락 두절되는, 연애 초기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다 하는 하루토 ㅋㅋ. 결국 사진작가의 어시스트가 되어 다시 나타난 하루토에게 미사키는 마음을 열게 됩니다.

 

잠자고 있던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게 한 연인. "풍경이나 사람의 미소를 가위처럼 오려내서 사진 속에 간직하는 마법의 도구"인 사진의 의미를 되찾습니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고 있던 그가 미사키 덕분에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갑니다. 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의 손을 보며, 하루토는 찍고 싶은 사진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사이 미사키의 몸엔 이상 증세가 하나둘 늘어나고, 결국 패스트포워드 증후군이라는 정상인의 수십 배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는 불치병 판정을 받게 됩니다. 이제 막 연인이 된 그들의 사랑에 먹구름이 끼겠다는 건 불 보듯 뻔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노인처럼 변화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겁니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은 본인은 물론이고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좀먹습니다. 아무리 원해도 간절히 바라는 소원은 이룰 수가 없습니다.

 

 

 

시한부 연애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은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두고도 결말을 이토록 뭉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주변 인물 스토리는 감상적이고 허술하게 묘사한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오히려 연인 간의 심정 변화에 집중할 수 있고, 결말을 향한 하나의 사건을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가슴 아픈 소재이면서도 질척이는 슬픔 대신 찬란한 그 시간을 미소 지으며 추억할 수 있도록 한 결말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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