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 누가 당신을 지배하여 왔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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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라깡 그리고 윤정 저자 세 명의 정신분석학자들이 들려주는 존재의 해답. 그것은 의식이 아닌 무의식 속에서 찾습니다. 이들의 개념은 닮은 듯 다릅니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세계는 충동에 기반합니다. 이성 중심의 근대적 패러다임을 깬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충동적인 쾌락의 저장고로 봅니다. 우울증은 자아가 초자아의 비난을 견디지 못해 자기 파괴 양상으로 발전할 때 무의식의 개입으로 생기고 이처럼 심리적, 정신적 증상들의 원인을 무의식에서 찾아내 새로운 임상치료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자끄 라깡은 상징의 무의식을 펼칩니다. 무의식은 언어로 구조화되어 있고, 언어로 상징화된 무의식의 반복적 출현을 욕망으로 바라봅니다. 욕구, 요구와는 다른 이 욕망은 소외와 상실감으로서의 욕망입니다.

 

생리학에 기반을 둔 프로이트와 달리 철학과 언어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라깡은 억압당한 무의식이 충동성을 지니며 자아를 지배하려 들면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문제행동은 소외와 결여를 회복하기 위해 온갖 고통 속에서 누리는 쾌락의 본질로 보는데 무의식이 지니는 생명의 욕망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겁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성적 에너지의 충동으로, 라깡은 언어적 의미에서의 욕망에서 생기는 소외와 결여로 봤다면 윤정은 생명적이고 현상적인 관점에서 성찰합니다.

 

물리학, 화학, 분자생물학, 세포학, 미생물학 등 생명과학이라는 틀에서 설명하는 윤정 저자의 무의식 세계는 무척 신선합니다.

 

무의식의 역동성이 최초의 질서를 가진 세포이자 최초의 자아를 획득한 생명인 원핵세포에서 비롯한다는 것처럼 생명 탄생의 역사와 진화를 통해 정신분석학 개념을 완성시킵니다. 추상적인 상상 속 개념을 생명의 현상으로 설명하니 저는 오히려 이해가 잘 되는 편이었어요.

 

무의식은 절박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 체계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생명체를 창조하는 주체 즉, 생명의 지배자라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만만찮은 시간이었지만, 자아를 신뢰하지 않고 무의식에 말을 거는 정신분석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무의식은 질병의 회복을 위해 감정의 고착을 풀고 고정된 자아의 주체를 상실시키라고 말한다. - 책 속에서

 

프로이트의 충동의 무의식, 라깡의 상징의 무의식, 윤정의 현상의 무의식을 각각 임상 사례에 접목해 설명하는 부분은 좀 더 직관적인 이해를 돕습니다. 심리적 개념 대신 물리적 사실 현상에 기반을 두고 생명질서의 현상으로 설명한 윤정의 무의식 세계.

 

<무의식, 생명의 지배자>는 인식할 수 없는 무의식이 왜 인간 존재 탐구에 필요한지, 다양한 실생활 문제에 무의식이 어떻게 해결 방법이 되는지, 프로이트와 라깡 그리고 윤정 세 사람의 정신분석 이론과 실제 접근법을 통해 내 존재 가치를 새롭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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