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베스트셀러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로 건축을 매개로 도시와 삶을 연결 짓는 통찰을 보여준 건축가 유현준의 첫 에세이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도시와 건축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하는 인문건축학자로서의 그를 만든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는 그를 만든 공간, 그가 좋아하는 공간 121가지가 등장합니다. 갑자기 천문학자가 된 것도 아니고 제목에 담긴 의미부터 궁금했어요. 유년, 청년 시절과 도시의 공간들에서 경험한 것들이 하나의 별빛이 되었고, 그 별빛들이 연결되어 별자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더라고요.

 

 

 

단층 주택에서 2층 양옥집을 거쳐, 허허벌판이었던 강남 개발 초기의 아파트를 경험한 어린 시절. 다양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의 기억은 건축가로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관찰력과 감수성이 탁월했던 것 같아요. 유현준 저자의 기억을 읽다 보니 그동안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공간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릅니다. 옆집 오빠 언니들과 골목길을 내달리던 기억도 덩달아 떠오르면서 한참을 어린 시절 추억에 빠져듭니다.

 

유현준 저자는 공간에 나만의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보여줍니다. 내 삶과 경험을 통해 바라보면 그 공간은 특별해지고 새롭게 재창조될 수 있다고 합니다. 유의미해진 경험은 건축 디자인 철학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이 그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받기를 원하는지 생각하며 디자인하게 된다고 합니다.

 

MIT, 하버드 등 미국에서 지낸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청년 시절에 경험한 공간은 전 세계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우고 경력을 쌓는 시간들을 보내며 공간의 개념을 재정의합니다. 공간이란 단순히 물질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연산해내는 정보라는 것을요.

 

 

 

알쓸신잡2 출연 당시 방송에서 툭툭 내뱉은 보물 같은 공간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구조체가 마감 재료로 가려진 현대 건축물을 비판함과 동시에 날 것 그대로 드러난 다리 교각에 관해서는 새로움을 선사했습니다. 어둡고 습할 것만 같은 다리 교각의 재발견입니다.

 

같은 공간에서도 누구와 함께냐에 따라 다른 의미의 공간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되어 가본 공간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동하는 속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이렇듯 공간은 항상 사람의 '몸'으로 느끼는 거라는 걸 알려줍니다.

 

무신경하게 넘긴 주변 공간들. 생각 외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주거 환경 변화를 몸소 체험한 세대와 달리 요즘은 공간적 경험이 적어졌습니다. 거창하게 멀리 떠나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유현준 저자처럼 도심 속 '등잔 밑' 사각지대들을 발견하는 자세를 배워보세요. 서울 핫플레이스가 책에 많이 등장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그런 핫플레이스는 아닙니다.

 

"우리에겐 공간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하다." - 책 속에서

 

 

 

작고 사소한 요소가 공간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을 보여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삭막한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와 공간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합니다.

 

나를 만드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삶. 미니멀리즘의 원칙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둘러싸여 사는 거잖아요. 지금까지는 최소한의 활동 반경으로만 한정 지었었다면, 이제는 이 도시로 넓혀보렵니다. 내 의미를 담아 특별해진 공간이라면 애착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나와 도시의 관계맺음에 관해 유의미한 사유 거리를 안겨준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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