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 우주.지구.생명.인류에 관한 빅 히스토리
월터 앨버레즈 지음, 이강환.이정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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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지구, 생명, 인류 영역이 결합한 빅 히스토리 책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빅 히스토리를 다룬 입문서로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방대한 주제인데도 책 분량이 생각보다 얇은 편인데 핵심은 어쩜 이렇게 잘 뽑아냈는지.

 

저자의 위상이 대단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월터 앨버레즈 저자는 1940년생 지질학자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아버지 루이스 월터 앨버레즈와 함께 공룡 멸종 이유로 '충돌 이론'을 발표한 그분이십니다.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에서도 6600만 년 전 충돌에 의한 대멸종의 증거인 크레이터를 찾는 여정을 그려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책은 빅 히스토리라는 주제를 우주, 지구, 생명, 인류사를 소개하는 집합소를 넘어 인류사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도록 유도합니다. 우주적 맥락에서 인간 역사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인간이 등장하지도 못했을 뻔한 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우리 세상을 생각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우주의 탄생 비밀은 알면 알수록 지구가 이토록 완벽한 곳이라는 걸 깨닫게 합니다. 상상 불가능한 대격변 속에서 조건들 중 하나라도 지금과 달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간이 도구를 만들고 그로 인해 뇌가 발달하고 지성이 발전한 것은 지구가 규질암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처럼 다양한 원소가 뒤섞여 만들어진 지구가 우리가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바꾼 과정도 경이롭습니다.

 

지질학자인 저자여서 딱딱한 과학 이야기만 나오는 게 아니라 역사학자의 관점, 지질학자의 관점, 여행자와 예술가의 관점 등 빅 히스토리 차원의 접근에 다가가는 과정을 다양하게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인문학의 향기가 솔솔 풍깁니다.

 

턱이 움직이도록 진화되지 않았다면? 공룡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다른 생물학 경로로 진화가 일어났다면? 여전히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선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수백조 개 세포의 집합체인 인간 몸의 역사와 기원을 살펴보다 보면 얼마나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는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아주 특별하고 일어나기 힘든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럽 탐험사를 보면 어디에서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호모사피엔스는 지구 곳곳에 있게 되었는지 인류의 여정을 지질학 역사와 연결해 설명합니다.

 

월터 앨버래즈 저자는 우주와 지구라는 무생물의 세계와 생명과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세계를 연속성과 우연성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과정을 빅 히스토리 관점에서 지구 역사가 어떻게 가능하도록 했는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구가 만들어낸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 없었다면 인류사는 훨씬 달라졌을 거라는 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응축된 빅 히스토리를 보여주기에 단순화한 영역도 있지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를 짚어준 책이니 빅 히스토리 세상에 들어설 때 놓치지 말고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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