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원 : 근대화의 기로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8
후카마치 히데오 지음, 박제이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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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동절과 경국절에 마오쩌둥 초상화와 함께 쑨원의 초상화가 걸릴 만큼 쑨원은 칭송받는 인물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이완에서도 쑨원의 위상은 높습니다.

 

중화권에서 민주, 독재 양쪽 모두를 주창한 혁명가 쑨원. 중국 근대 역사에서 독재 체제만 존재한 게 아니었고, 실제 1912년 중화민국이 세워질 당시 아시아 최초 공화정 체제였습니다. 그러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당 지배 확립으로 양 극단의 정치 체제를 보여준 중국. 바로 그 지점에 쑨원이 있습니다.

 

 

 

19세기 말에는 전제왕조 타도, 20세기 초에는 민주공화국 수립을 위한 혁명 운동을 전개했고 이후 혁명당에 의한 독재적 지배를 제창한 쑨원. 중국 근대화의 기로에 섰던 쑨원의 평전 <쑨원>으로 쑨원으로 일생을 통한 중국 근대사를 살펴봅니다.

 

유년기부터 청년기 시절의 쑨원의 발자취를 좇으며 혁명가로서의 탄생 과정을 보여줍니다. 열두 살에 형의 도움으로 일찌감치 해외 생활을 하며 민족의식, 기독교 신앙이 싹튼 쑨원. 중국으로 돌아오니 중국 상황이 참담하게 느껴졌습니다. 서양식 교육을 받은 쑨원은 근대적 지식과 사상을 바탕으로 청조 타조와 중국 개혁의 희망을 꿈꿉니다.

 

지지 기반을 쌓는 과정은 험난합니다. 친우를 잃기도 하고, 무장봉기가 실패로 돌아가는 나날들. 홍콩, 영국, 미국 등 많은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지지 세력을 모으며 호소합니다.

 

쑨원의 혁명운동이 무참한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중국은 지각변동이 생깁니다. 중앙과 지방의 괴리가 현재화하는 가운데 청조 체제가 흔들립니다. 역사적인 대전환의 발화점 신해혁명. 2,000년이 넘는 왕조의 붕괴라는 의미를 넘어 새로운 중앙정부 창출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쑨원은 중국 근대사 최대의 정치적 사건을 천재일우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1912년 중국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임시대총통이 된 쑨원. 중국 최초의 공화정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최고 권력 탈환에 성공한 위안스카이의 등장으로 독재 권력이 확립되어갔고, 쑨원은 이후 민생주의의 실현을 자신이 해야 할 일로 정하고 행보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혁명의 이상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쑨원이 꿈꾼 민주주의 체제는 결국 무너졌습니다. 쑨원의 마지막 도전은 중국 국민당의 개조를 통한 이상적 중화민국의 실현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세가 나빠져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영면에 듭니다.

 

민주와 독재라는 두 길의 분기점에 섰던 쑨원. 이 두 길이 언젠가는 만나 중국을 이상국가의 지위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었던 쑨원의 꿈은 앞으로도 이뤄질 수 없을 겁니다.

 

이와나미 시리즈의 하나인 <쑨원>은 성장 과정과 연설, 문헌 등을 통해 혁명가로서의 생애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쑨원의 이름보다는 삼민주의를 더 기억하고 있었는데, 쑨원의 혁명사상이었습니다. 중국 근대사의 흐름에 크게 자리 잡았던 쑨원의 일생기를 보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중국 근대사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어떤 과정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는지 그 시작점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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