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노력하는 삶을 동경해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요즘, 쉼 없이 노력할 줄 아는 자들이 부럽고 질투나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한다.

나는 늘 자유롭고 시간을 자유자재로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왜 갑자기 성실하고 치밀하게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삶이 부러워진 것일까.

 

사람들은 나를 성실하다고 평가하지만, 내가 아는 나는 딱 적정선의 성실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숙제가 있으면 미리 해놓고 몇 번 다듬어 제출하지만,

시험이 있으면 시험범위를 전부 두 번 이상 훝어보지만,

그 시간을 전부 다 성실하게 쓰진 않았던 거다.

더 깊게 파고들 수도 있으련만,

딱 거기까지, 딱 그만큼만 하고 이정도면 됐지? 하고 자족하는 날이 더 많았다.

 

체력이 좋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 중의 하나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전될 때까지 나를 내버려두지 않고 조금씩 힘을 남겨두는 것이 내 나름대로 익힌 삶의 기술이었다 해도 좋다.

 

하지만 반 칠십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빨리 성장하고 빨리 어떤 궤도에 진입하고 싶은데 집중력이 따르질 않는다. 하루는 길고 나는 나름의 시간 배분을 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데,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일'이란 왜 이리 말라비틀어진 북어대가리처럼 건조하고 거친지.

 

인내하고 싶진 않다. 그냥 과정을 즐기면서 가고 싶을 뿐이다. 근데 역시 '성실'은 '인내'를 동반해야만 얻을 수 있는 열매인 걸까?

 

내가 마음대로 안 되니 짜증난다. 잘해보려고 하니까 마음이 조급해진다.

에효, 얼마나 해봤다고 저래. 또다른 내가 비웃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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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3-09-1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실함과 꾸준함이 상호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둘이 기대어 서지 않으면 온전한 표현이 이루어지지 않는것 같아요. 삶도 온전함과 부족함이 서로 기대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9-17 13:07   좋아요 0 | URL
아직은 부족함이 더 큰 삶인 듯해요.
온전함을 많이 키우고 싶네요. ^^

숲노래 2013-09-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나아갈 기나긴 삶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잘
누리시기를 빌어요.

'성실' 하면서 즐겁고 아름답다면
날마다 사랑스럽겠지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9-17 13:07   좋아요 0 | URL
'성실'을 누리는 사람,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