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노력하는 삶을 동경해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요즘, 쉼 없이 노력할 줄 아는 자들이 부럽고 질투나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한다.
나는 늘 자유롭고 시간을 자유자재로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왜 갑자기 성실하고 치밀하게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삶이 부러워진 것일까.
사람들은 나를 성실하다고 평가하지만, 내가 아는 나는 딱 적정선의 성실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숙제가 있으면 미리 해놓고 몇 번 다듬어 제출하지만,
시험이 있으면 시험범위를 전부 두 번 이상 훝어보지만,
그 시간을 전부 다 성실하게 쓰진 않았던 거다.
더 깊게 파고들 수도 있으련만,
딱 거기까지, 딱 그만큼만 하고 이정도면 됐지? 하고 자족하는 날이 더 많았다.
체력이 좋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 중의 하나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전될 때까지 나를 내버려두지 않고 조금씩 힘을 남겨두는 것이 내 나름대로 익힌 삶의 기술이었다 해도 좋다.
하지만 반 칠십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빨리 성장하고 빨리 어떤 궤도에 진입하고 싶은데 집중력이 따르질 않는다. 하루는 길고 나는 나름의 시간 배분을 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데,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일'이란 왜 이리 말라비틀어진 북어대가리처럼 건조하고 거친지.
인내하고 싶진 않다. 그냥 과정을 즐기면서 가고 싶을 뿐이다. 근데 역시 '성실'은 '인내'를 동반해야만 얻을 수 있는 열매인 걸까?
내가 마음대로 안 되니 짜증난다. 잘해보려고 하니까 마음이 조급해진다.
에효, 얼마나 해봤다고 저래. 또다른 내가 비웃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