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상실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다. 작년 가을부터 녹색당을 창당하기 위해 뛰기 시작하여, 총선일정에 맞춰 어렵게 창당을 이루고, 쉴 틈도 없이 총선준비로 들어갔다. 처음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당을 위해 선거운동이란 것도 했다.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즐거웠다. 뭔가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현실이었다. 기적처럼 어렵게 창당한 녹색당은 선거에서 득표율 2%를 채우지 못해 정당등록이 취소되었다. 녹색당 뿐 아니라 이번 총선에 참여한 신생(소수)정당들은 모조리 같은 운명이 되었다. 진보신당도, 청년당도 모두 등록취소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다. 녹색당의 결과도, 진보신당의 결과도, 새누리당의 결과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물론 냉정하게 생각해서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다. 다만 기적같은 창당을 이룬 녹색당이 뭔가 이변을 가져오기를 간절히 바랬고, 그랬기에 그토록 열심히 움직였던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거의 넋을 놓고 며칠을 보낸 듯 하다. 밤 늦도록 술도 많이 마셨다. 낮엔 또 일터에서 미처 신경 못쓰고 있던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었다. 대체 지금 내가 무슨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여러번 하고 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더 늦기전에 멘붕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하다. 그 전환점이 되어줄 사건을 이번 주말에는 한번 만들어봐야겠다.

 

봄에는 도감을

 

봄이 오긴 왔나보다. 마음은 아직 춥기만 한데, 몸은 따뜻한 날씨에 반응하고 있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올리는 봄 꽃 사진들을 보며 얼어붙어버린 마음을 조금씩 녹여가야겠다. 봄이다. 이번 봄에는 아이들과 함께 도감을 열심히 들여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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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2-04-21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운 내세요. 도감들고 들로 산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겠네요.

감은빛 2012-04-27 17:49   좋아요 0 | URL
날씨가 따뜻했다가 또 추워지고,
주말에 나가려고 했더니 또 비가오고.....
이번 봄엔 뭔가 잘 안맞는 듯 하네요.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카스피 2012-04-2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술에 배부를순 없지요.통합 진보당의 경우 13석의 의석을 갖기위해서 수십년간 각곡의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까? 녹색당의 진심도 조만간 국민들이 알아줄날이 옵겁니다.
감은빛님 기운내셔요^^

감은빛 2012-04-27 17:50   좋아요 0 | URL
네, 카스피님의 말씀 덕분에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

차트랑 2012-04-2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매체를 바라보는 국민의 의식이 매체의 질을 결정하듯....
국민이 녹색당의 참 뜻을 이해해 줄 날이 올것이라 믿습니다.
원자력의 위험성과 청청에너지에 대한 인식은
분명히 긍정적 변화과정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박혜령 후보가 출마한 울진은 공해에 찌든 서울에 비하면
참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다음을 위해 다시 준비하셔야죠

김수영의 '풀'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감은빛 2012-04-27 18:03   좋아요 0 | URL
차트랑공님 늘 따뜻한 응원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게다가 시까지 남겨주시다니!
천천히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녹색당은 이미 '녹색당 더하기'라는 임시 이름으로 재창당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차트랑 2012-04-2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창당을 하셨군요.
제 발로 뛰지는 못하더라도 관심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더욱 힘 내시기 바랍니다!!

감은빛 2012-05-08 17: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봄나무 2012-05-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른길을 위한 목소리는 소수여도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계속 수고해주시길!!! 저도 관심가지고 지켜볼게요

감은빛 2012-05-08 17:51   좋아요 0 | URL
봄나무님 고맙습니다!
녹색당의 존재에 대해 주위 분들에게도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