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움의 표현
배송 일을 하면서 간혹 아는 사람들을 마주친다. 아는 분의 집으로 배송을 가는 경우도 있고, 운전하는 중에 아는 사람을 마주치기도 한다. 나는 평소에도 무표정인 경우가 많은데,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막 그렇게 반가운 표정을 짓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만난 것이 좋으니 웃기는 하지만, 그게 약간 억지 웃음처럼 활짝 웃는 표정은 아니고, 반가움의 표현 역시 그저 인사말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내가 그저 적당히 반가움을 표현할 때 상대방이 격하게 반갑다는 표현을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이건 아마 성격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얼굴 표정에서부터 온 몸의 동작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는 사람들.
어제 그런 분들을 두 분이나 만났다. 한 선배 활동가는 내가 일터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유리로 된 작은 방에서 회의중이었다. 나는 회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내가 챙겨야 할 것들만 얼른 챙기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회의 중이던 선배 한 분이 나를 보더니 양 손을 번쩍 들어 격하게 흔들었다. 얼굴도 활짝 웃는 모습. 그렇게까지 안 해도 그저 인사만 나눠도 서로 반갑다는 것은 전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한참 후에 일을 완전히 마치고 동네 헬스장으로 가고 있었다. 일을 마치면 한 삼사십분 가량 운동을 하고 씻기 위해 곧바로 헬스장에 가는 편이다. 한참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저쪽 일방통행 길에서 천천히 다가오던 경차 하나가 내 바로 앞에 멈춰 섰다. 창문이 열리더니 한 여성이 큰 동작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에 양 손을 격하게 흔들었다. 가끔 마주치는 동네 활동가 중 한 분이다. 자주 만날 때는 매주 마주치기도 했는데, 최근 몇 달은 그리 자주 만나지 못했었다. 서로 다른 일들로 바빴던 듯.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것이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반갑다고 표현할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건 성격의 영향일 것이다. 이 두 사람 외에도 늘 만나면 그렇게 반가워할 수가 없는 몇몇 분들을 안다. 지금도 그 분들의 그 환한 웃음과 큰 몸동작들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누군가 나를 반가워 해준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나도 그 순간에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누군가를 반가워하는 편이 아니라서 조금은 불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상대방이 저 사람은 별로 반가워하지 않네 하는 오해를 할까 싶기도 하고.
근손실 이후
어제 운동하고 샤워를 마친 후 평소와 달리 탈의실에 사람이 없길래 잠시 거울로 내 몸을 관찰했다. 지난 세 달 가량은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했다. 7월부터는 폭염 때문에 달리기를 멈췄지만, 가끔 헬스장 트래드밀에서 달리기도 했다. 9월이 되어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다시 밖에서 달려야지. 암튼 최근에는 벤치프레스와 케틀벨 운동들을 열심히 하고 있다. 벌써 6년이 넘게 지난 교통사고 때문에 나는 긴 시간 운동을 할 수 없었고, 긴 시간 열심히 운동하며 만들어진 근육들이 사라졌다. 근손실 이후 다시 운동을 해도 되는 시점이 왔을 때 좀 열심히 운동을 했었는데, 과거만큼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없는 것을 깨닫고 여러모로 의욕을 잃었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했던 몇몇 동작들을 할 정도의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잃어버렸던 영향이 컸다. 운동에 흥미를 잃어버렸고, 제법 오랫동안 아주 간단한 맨몸 운동 수준의 가벼운 운동만 했다. 그 시기에 달리기를 좀 열심히 했고, 근력 운동은 손을 놓고 있었다.
최근 3개월 열심히 운동을 한 결과는 아직 몸에 드러나지는 않았다. 아주 조금 어깨가 넓어지고 흉근이 드러나 보이는 느낌 정도. 근손실 이전에도 나는 근육의 크기가 큰 편은 아니었다. 이건 유전의 영향도 크고 또 펌핑 운동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근 선명도가 조금 좋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다.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바벨 스내치, 케틀벨 스내치 등의 난이도가 조금 있는 운동들을 좋아하고 잘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근손실 이후 이런 운동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근력과 유연성을 잃었다. 흔히 3대 운동이라고 부르는 무게를 늘리는 운동들,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이런 류의 운동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가끔 하기는 했지만, 자주 하는 운동은 아니었다는 이야기. 그래도 어려서부터 역도를 해서 흉근이 발달한 것이 내 자랑 중 하나였다. 근손실 이후로는 그런 자랑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 가장 열심히 하는 운동 중 하나가 벤치프레스와 인클라인 벤치프레스이다. 사라져버린 내 흉근을 다시 회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어제 잠시 살펴보고 과거 운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잠시 생각해봤는데, 이대로 1년 정도를 열심히 운동한다면 근손실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 지금보다 탄탄한 토대는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어쩌면 1년 후 정도에는 과거에 좋아했었던 스내치 운동을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지금 다니는 헬스장이 집에서 가깝고 깨끗하고 다 좋은데, 프리웨이트 공간이 좀 애매하다는 점이다.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게다가 퍼스널 트레이닝, 그러니까 트레이너가 붙어서 1대1 교육을 하는 이용자들이 주로 그런 공간들을 쓰고 있어서 빈 프리웨이트 공간을 쓸 기회가 거의 없다. 게다가 빈 바벨도 부족하다. 그래서 대체로 본 운동으로 벤치프레스와 간단한 덤벨 운동들을 하고 정리 운동으로 케틀벨 운동을 하고 끝내는 편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체력이 좋아지면 점점 더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아니면 일 마치고 바로 가지 않고, 좀 더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를 찾아본다던가 해야지.
쓰고 싶은 말들은 좀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읽고 싶은 책들과 읽어야 할 책들 그리고 쓰고 싶은 글들과 써야 하는 글들이 있는데, 언제나 시간은 부족하다. 물론 좀 더 부지런해지거나, 좀 더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이것도 여름이 가고 조금 선선해지면 나아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