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의 문제
올해는 일터에서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변화가 많으니 논의할 거리도 많고 논의해야 할 자리도 자주 열리며, 함께 논의해야 할 사람들도 많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여러 이유로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 쉽게 동의와 합의를 이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의 언어와 관점을 고집하며 다른 의견만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들을 자주 겪으면 정말 피곤해진다. 분명 큰 틀에서는 다른 의견이 아닐 수 있는데, 사소한 부분에서 집착하다보면 그 차이가 커 보이기도 한다. 바꿔서 맞출 수 있는 분도 있고, 긴 논의 과정에서 이미 조율해온 의견이기 때문에 쉽게 수정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누구 하나 틀린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을 아마 없을 것이다. 다른 의견이 있을 뿐. 그 다른 의견을 어떻게 취합하여 최선의 방안을 만들 것인가. 그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가끔은 소위 말하는 '급'을 따지는 분들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이나 의견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지위를 보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무리 옳은 말을 하고 아무리 좋은 의견을 제시해도 그 사람의 지위가 낮으면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 거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이런 사람이 다 있구나 싶다.
물론 나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완벽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떤 관점에서 어떤 문제 혹은 어떤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무언가를 끝까지 고집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있다. 가능하면 서로 맞춰가는 것이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목적이라고 믿으니까.
힘 빠지는 날
요즘 일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행정적인 업무들이 엄청 몰리는 시기이고, 앞서 언급했듯이 논의할 내용들이 많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매장에서도 이런저런 사소한 일들이 생겨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다.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다른 방법을 몰라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담배를 찾게 된다. 아마 4년 정도 거의 끊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평소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었다. 일주일에 한 두 개비 피우면 많이 피운 것이었으니. 그런데 지금은 하루에 반 갑 가까이 피울 정도로 양이 늘었다. 담배 한 갑을 사면 예전에는 한 달 정도 지나도 다 피우지 못했는데, 요즘은 이틀을 못 가서 또 담배를 사야 한다. 이런 모습을 스스로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다시 담배를 좀 줄여야지. 완전히 끊지는 못 하더라도 양은 좀 줄여야지 생각을 하는데, 늘 생각만 하게된다. 또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나도 모르게 흡연 구역을 찾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궁극적인 해답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성격이 되어야 할텐데, 사람 성격이 그리 쉽게 바뀔 리가 없으니 그것도 문제다. 이래저래 문제만 발견하고 해결책은 찾지 못하는 구나.
이래저래 우울한 날인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배 두 분이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찾아오셨다. 요즘 내가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많이 힘들다는 걸 짐작하신 듯하다. 15분 후면 매장을 닫고 퇴근이다. 이 분들은 벌써 한참 전에 오셔서 매장 문 닫을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서 매장 손님이 오면 대신 응대도 해주시고, 계산도 해주시고 계시다. 이런 분들이 주변에 계신 걸 보면 나는 그래도 잘 살아왔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우울한 기분은 맛난 것을 먹는 걸로 날려버려야지. 이제 주말이니 푹 쉬고 기분 전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