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하위층 ‘하늘과 땅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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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소득기준 상위 10%와 하위 10% 계층의 사교육비 격차가 5배에서 7배로 커졌다. 또 병원진료 및 치료비도 상위 10%가 하위 10%에 비해 3배나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나 7년 만에 최대 격차를 보였다.
이는 정부의 빈부격차 해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육·의료 분야에서 오히려 소득계층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8일 통계청이 내놓은 ‘도시근로자 가구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 3·4분기 소득기준 상위 10%와 하위 10% 계층의 총소비지출액 차이는 3.7배에 그쳤지만 교육비는 7.09배나 차이가 났다. 특히 교육비 중 문구는 2.6배, 교재비는 4.57배의 차이가 났으며, 보충교육비(사교육비)는 7.32배의 격차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보충교육비는 입시 및 보습 학원비, 예체능 학원비, 독서실, 개인교습 등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공교육 이외에 사교육비 지출항목이 모두 망라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소득계층간 사교육비 격차는 3·4분기 기준으로 1997년 5.21배, 98년 6.25배, 99년 8.7배로 계속 커졌다가 2000년 5.61배로 작아졌으나 지난해에는 7.13배로 다시 커졌다.
이는 경기침체로 상·하위 10%간 소득격차가 97년 3·4분기 6.94배에서 올 3·4분기 9.04배로 확대된 데다 고소득층의 경우 교육비는 아끼지 않고 쓴 반면 저소득층은 당장 필요한 소비지출을 제외하고는 교육비를 포함한 거의 모든 항목의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의료비에서도 소득계층간 불균형이 심화돼 올 3·4분기 상·하위 10% 계층간 병원진료 및 치료비 지출은 3.0배나 차이가 났다. 이는 3·4분기 기준으로 97년(3.34배) 이후 7년 만에 최대 격차다.
특히 소득기준 하위 10%계층의 보건의료비 지출액은 월평균 5만3천2백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9천61원)보다 9.8%가 줄었다. 소득 하위 10%계층의 보건의료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2000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