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패션 쇼


해가 으스름해지는 저녁나절 집안 청소를 하려다가

잠시 고무장갑을 벗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할아버지에게 보여 줄 것이 생각나면서

평소에 패션에 관한 시청이 즐거워서 즉흥 공연을 해 본다.


다리품을 팔며 사두었던 옷을 {엉덩이 까지 내려오는  니트 } 꺼내 보이면서 말 한다

“이거요! 이월 상품으로 세일을 해서 14800원에 샀어요!”

 

“예쁘죠!? 그죠!?” 재차 물었더니 대답하면 자꾸 산다고 회피를 하니

얼른 건너 방으로 가서 옷을 코디해서 나름대로 예쁘게 입고 나왔다.


아양을 떨면서 “앙 드레 킴의 것은 아니지만요”

“멋있지요!  팔을 벌려 돌면서 약간 쌀쌀할 때는 이렇게 입을 날이 많이 있어 요”

 

흰 바탕에 파란 줄 무 뉘가 시원스럽고 하얀 나 시와 흰 쉬 폰 바지 [10년된것] 로 받쳐

입고 실크 스카프로 앙 징 맞게 목에 둘렀으니 내 눈에는 최고의 의상으로  보였고,

 

어버이날에 용돈을 받았으니 친구에게 신고식이 필요 하거든요 라고 해도,

우물우물 간식만 먹을 뿐이라 ,

 

“ 이런 즐거움을 누구한테 보여 주나요? 당신 앞이니까 하는 거 에요”

비록 배경 음악도 화려한 조명이 없어도 ,

 

할멈{아내} 은 톱 모델이요   당신은 VIP  관객으로 환상의 무대를 펼치고

있는 것을 어찌 모르시나요...........“

 

“ 옷을 샀다고 불평을 하는 그 입으로 찬사를 보내신다면,

젊게 사는 이 여인이 눈에 그윽하게 보일 것이 외다.

 

참으로 손자가 있어 웃을 것인가요? 돈이 많아서 좋아할 것인가요?

삭막한 시멘트 벽 속에 갇혀 등이나 서로 긁어 주면서 사는 것인데

 

웃음거리가 없는 우리네 안방에서 이러한 코믹을 만들 수 있다니

이것이 행복이 아니겠소이까............“ 단숨에 쫑알거렸다.


그러자 마지못해

 

정말 예뻐! 정말이라니까..........억지로 대답을 하니 웃어야 할지 .......

촌각의 헤 프닝 으로 끝난 패션 쇼 에서 일 그려진 미소를 그리며,

 

화려한 의상으로 멋진 모델들이 펼치는 현란한 무대를 생각하는

여심을 숨기지 않는다..............


다시금 걸레질 하며  “I love you !" 라고 실눈을 보내는

무드가 일어나기에..............


2006,  5,29.   저녁나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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