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썩은 가지의 결말
기사입력 : 2005.03.16, 17:43

 
 
 
 
 
 
 
어떤 농가에 초라한 행색의 나그네가 찾아와 밥을 좀 달라고 했다. 그 집에는 먹을 것이 많았다.
 
그러나 비정하고 욕심많은 농부의 아내는 밭에 가서 다 썩어가는 마늘 줄기 하나를 뽑아주며 “이거라도 먹을 테면 먹으라”고 하였다.
 
나그네는 그것으로 겨우 배고픔을 달랬다. 세월이 흘러 농부의 아내가 죽어 천사를 만났다.
 
“이 땅에 있을 때 좋은 일을 많이 했으니 천국에 보내주세요.” 그녀의 말에 천사는 생전에 그녀가 나그네에게 주었던 썩은 마늘 줄기를 보여주면서 “이것을 붙잡고 나를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녀는 좋아하면서 한쪽 끝을 잡고 천사를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천국에 오르기 전 썩은 마늘 줄기가 뚝 끊어져 농부의 아내는 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톨스토이 단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선행은 주님의 은혜를 체험할 기회를 얻는 것과 같다. “가난한 자를 조롱하는 자는 이를 지으신 주를 멸시하는 자요…”(잠 17:5)

김상길 논설위원 s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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